나에게는 밥벌이로 하고 있는 일이 있고, 밥벌이와 상관없이 취미로 하고 있는 일이 있다.

밥벌이로 하고 있는 일, 즉 보수를 받으며 하고 있는 일에는 아무래도 시간과 노력을 더 투자하고 더 잘하려는 마음도 늘 갖고 있기 마련이고 그래야 마땅한데, 내 맘대로 두가지를 바꿔서 해보기로 했다. 즉, 밥벌이로 하던 일을 취미처럼, 취미로 하고 있는 일을 밥벌이처럼.

그래서 매주 두번 서울행. 밥벌이와 전혀 상관없는 것을 배우러 간다. 오늘도 서울 가는 날.

버스에 막 올라탔는데 문자 메시지가 온다 우체국 택배가 올거라는. 아, 꽃이다!

날이 아직 덥지 않으니 다행이지만 그래도 저녁때나 되어야 집으로 갖고 들어올 수 있을텐데.

서울에 있는 동안에도 몇번이나 꽃을 떠올렸다.

 

아무도 없는 집. 택배는 무인택배함에 맡겨져 있었고, 집에 들어오자마자 꺼내들어온 시각이 9시 ㅠㅠ

예쁘게 포장된채, 반겨줄 사람을 기다리며, 거의 하루 종일 택배함 속에서 기다렸을 꽃들아 미안해 미안해.

이렇게 예쁜 너희들을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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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미 2017-03-24 0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무슨 꽃이야?
생일도 결혼 기념일도 아닐건데...
휴스턴 생활 3주차
그럭저럭 심심해 하면서 잘 지내고 있어.
잘지내렴

hnine 2017-03-24 04:57   좋아요 0 | URL
내가 구입한 꽃이지~
휴스턴하면 MD Anderson 부터 떠올라. 블로그에서 소식 종종 보고 있어 ^^

페크pek0501 2017-03-26 13: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먼 길 가서 배우는 것, 응원합니다.
예전 제가 삼십 대 초반에 드라마 각본 쓰기를 배워 보겠다고 모 문화센터에 다녔었어요. 그때 수강생 중에서
부산에서 서울까지 기차 타고(새마을호였던 듯.) 매주 오셨던 분이 생각나네요. 드라마 강의를 듣기 위해서였어요.
부산에는 그런 강의가 없다면서 말이죠. 대단한 열의가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지요.
그분 생각하면서 님을 응원합니다.
꽃 구경 잘했고요. 눈이 즐겁네요.

hnine 2017-03-26 18:05   좋아요 1 | URL
제가 가고 싶어 가니 먼길이라는 생각이 별로 안들어요. 만약 억지로 하는 일이었다면 30분 거리라도 먼 거리처럼 느껴졌을텐데요.
일주일에 이틀을 서울 다녀오니 나머지 날들의 일정이 빡빡하지만 그래도 좋아서 하고 있네요.
부산에서 서울 가셨다는 분도 계신데, 저는 그분에 비하면 그래도 시간이 덜 걸리는 셈이지요.
응원해주시니 감사드려요. 기억하고 있다가 혹시 게을러지고 꾀가 날때 마음을 다잡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