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에게는 밥벌이로 하고 있는 일이 있고, 밥벌이와 상관없이 취미로 하고 있는 일이 있다.
밥벌이로 하고 있는 일, 즉 보수를 받으며 하고 있는 일에는 아무래도 시간과 노력을 더 투자하고 더 잘하려는 마음도 늘 갖고 있기 마련이고 그래야 마땅한데, 내 맘대로 두가지를 바꿔서 해보기로 했다. 즉, 밥벌이로 하던 일을 취미처럼, 취미로 하고 있는 일을 밥벌이처럼.
그래서 매주 두번 서울행. 밥벌이와 전혀 상관없는 것을 배우러 간다. 오늘도 서울 가는 날.
버스에 막 올라탔는데 문자 메시지가 온다 우체국 택배가 올거라는. 아, 꽃이다!
날이 아직 덥지 않으니 다행이지만 그래도 저녁때나 되어야 집으로 갖고 들어올 수 있을텐데.
서울에 있는 동안에도 몇번이나 꽃을 떠올렸다.
아무도 없는 집. 택배는 무인택배함에 맡겨져 있었고, 집에 들어오자마자 꺼내들어온 시각이 9시 ㅠㅠ
예쁘게 포장된채, 반겨줄 사람을 기다리며, 거의 하루 종일 택배함 속에서 기다렸을 꽃들아 미안해 미안해.
이렇게 예쁜 너희들을 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