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랠프 엘리슨 <보이지 않는 인간>

 

 

 

 

 

아주 오래 전, 그러니까 거의 이십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일이다. 나는 평생 동안 무언가를 찾아 헤맸다. 그리고 어딜가나 누군가는 내게 그것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주려 했었다. 나는 보통 그들의 해답을 받아들였다. 비록 그 해답들이 서로 상반되고 심지어 자체적인 모순을 안고 있는 경우도 많았지만 말이다. 나는 순진했다. 나는 나 자신을 찾고 있었던 것이며, 결국 나 자신만이 대답할 수 있는 문제를 남들에게 묻고 다녔다. 나는 나 자신일 뿐 그 누구도 아니다. 다른 사람이라면 태어나면서부터 알고 있을 법한 이런 깨달음을 얻기 위해 나는 오랜 세월을 보내야 했고, 그것에 대한 나의 기대는 아주 고통스러운 결과로 되돌아왔다.

 

 

오늘 읽기 시작한 랠프 엘리슨<보이지 않는 인간 1>의 1장, 첫 문단이다. 물론 앞에 프롤로그가 있기는 했지만, 많은 책 들이 시작은 대체로 주위 환경 묘사, 상황 묘사로 한참을  허비 (이런 단락 읽는 걸 지루해하는 내 개인적인 생각에서)하고 있는데 반해 이 책은 처음 부터 이런 자기 고백적인 문장으로 시작한다. 그것도 대번에 공감이 가는 문장으로.

어쩌면, 우리 역시 이 책의 화자처럼 무언가를 찾아 헤매는 과정에 있고, 이렇게 책을 읽어대는 이유가 책 속의 주인공이 그러했듯이, 남에게 해답을 물으며 다니는 행위의 한 방식은 아닐까. 결국 나 자신만이 대답할 수 있는 문제를, 남들은 뭐라고 했나 힌트를 얻으려는, 감춰진 의도가 있어서가 아닐까.

 

 

 

 

2.  이종인 <살면서 마주한 고전>

 

 

 

읽은 책은 아니고, 오늘 아침 서재 둘러보다가 책 제목이 맘에 들어 검색해본 책인데, 책 제목도 마음에 들었지만 책 속의 작은 소제목들을 보니 더 감탄하였다. 책 읽고 리뷰를 올릴 때 리뷰의 제목을 다는 방식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나의 경우 책 리뷰를 올릴때 그 리뷰의 제목을 붙일때 리뷰 제목을 진지하게 생각하여 정할 때도 간혹 있긴 하지만 대부분 그때 기분과 느낌에 따라 대충 붙일때가 많은데 이 책에서 저자가 읽은 360권 책 리뷰의 제목을 붙인 것을 보니, 상투적인 제목은 단 한개도 없으면서 그 책의 내용을 잘 반영하고 있는데다가 문학적이면서 개인의 주관이 들어가있어서, 겨우 몇 단어로 이루어진 제목에서 저자의 안목과 성격이 확 들어왔다.

그래서, 이 책을 주문해버렸다!

살면서 읽은 고전들은 많겠지만 그중에서도 마주했다는 말의 의미가 심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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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a 2016-12-06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관함에 일단 담고봅니다. 좋은 책일것 같아요.

hnine 2016-12-06 22:33   좋아요 0 | URL
저도 지금 배송되기를 기다리고 있답니다. 그럼 아마 지금 읽고 있는 저 위의 책과 동시에 읽게 되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