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카푸치노 같은 것, 거품이 많지만 그러나 따스한 것,

파세라, 날 잡지 마,

가을은 오는데

 

 

=김승희 <파세라 (passera)> 일부=

 

 

인생이 카푸치노 같은 것이라는 구절보다 뒤에 나오는 거품이 많지만 그러나 따스한 것이라는 구절을 생각해본다.

시인이 인생을 카푸치노 같다고 보는 이유.

인생이 카푸치노 같을 때도 있고, 에스프레소 같을 때가 있는가 하면, 자판기 밀크 커피처럼 달달, 끈적할 때도 있고, 그렇지 않나?

이 시의 제목 passera는 스웨덴어로 지나가다, 흘러가다 라는 뜻이라고 한다. 아마 영어의 pass에 해당하는 말인가보다.

 

 

 

밥 짓는 주부답게 이 시집의 다음 시에서 그냥 넘어가질 못한다.

 

 

새벽밥

 

 

새벽에 너무 어두워

밥솥을 열어 봅니다

하얀 별들이 밥이 되어

으스러져랴 껴안고 있습니다

별이 쌀이 될 때까지

쌀이 밥이 될 때까지 살아야 합니다

 

그런 사랑 무르익고 있습니다

 

 

=김승희 <새벽밥> 전문=

 

 

아침에 밥을 안먹겠다는 아들 때문에, 새벽에 밥을 짓지 않은지 오래 되었다.

밥 대신 과자 같은 시리얼. 그것도 겨우 먹고 간다.

못내 아쉽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달걀부인 2016-09-30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새벽에 일어나서 도시락 두 개. 아들꺼 딸꺼요. 애들 아이때 너무 바빴던 엄마였어서 도시락으러 그 시간을 사죄받는 기분이 들 때가 있어요. 밥이 뜸들어가는 것을 사랑이 익어가는 것으로 시인이 썼네요. 시인이 놓친 밥냄새, 를 여기 얹져놓고 갑니다. 밥냄새가 상상하니, 간강게장의 맛도 입안에 번집니다. 내 몸이 기억하는 오감들. 크! 그게 진짜 시..일지도요.

hnine 2016-09-30 18:05   좋아요 0 | URL
냄새는 가끔 다른 어떤 감각보다 오래 기억 속에 남는 것 같아요. 새벽의 밥 냄새, 그리고 새벽 자체의 냄새, 새벽 공기의 냄새를 저는 무척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새벽밥 짓던 때가 그립기도 해요. 그런데 문제는 반찬 만드는 건 늘 고민이지요. 잘 못하거든요. 도시락을 매일 두개씩 준비하신다니, 부지런하게 새벽을 여시는 모습을 그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