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카푸치노 같은 것, 거품이 많지만 그러나 따스한 것,
파세라, 날 잡지 마,
가을은 오는데
=김승희 <파세라 (passera)> 일부=
인생이 카푸치노 같은 것이라는 구절보다 뒤에 나오는 거품이 많지만 그러나 따스한 것이라는 구절을 생각해본다.
시인이 인생을 카푸치노 같다고 보는 이유.
인생이 카푸치노 같을 때도 있고, 에스프레소 같을 때가 있는가 하면, 자판기 밀크 커피처럼 달달, 끈적할 때도 있고, 그렇지 않나?
이 시의 제목 passera는 스웨덴어로 지나가다, 흘러가다 라는 뜻이라고 한다. 아마 영어의 pass에 해당하는 말인가보다.
밥 짓는 주부답게 이 시집의 다음 시에서 그냥 넘어가질 못한다.
새벽밥
새벽에 너무 어두워
밥솥을 열어 봅니다
하얀 별들이 밥이 되어
으스러져랴 껴안고 있습니다
별이 쌀이 될 때까지
쌀이 밥이 될 때까지 살아야 합니다
그런 사랑 무르익고 있습니다
=김승희 <새벽밥> 전문=
아침에 밥을 안먹겠다는 아들 때문에, 새벽에 밥을 짓지 않은지 오래 되었다.
밥 대신 과자 같은 시리얼. 그것도 겨우 먹고 간다.
못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