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저녁 먹고 시간 여유 있으면 집에서 가까운 카페에 자주 가곤 하는데, 어제는 늘 가는 동네 카페 말고 좀 더 나가보자고 내가 그랬다. 집에서 15-20분 정도 가면 계룡산 동학사 입구. 집순이 죽순이 나 같은 사람에겐 그 정도만 나갔다 와도 기분이 한결 나아진다.

프랜차이즈 카페인데 다른 지점도 이런 곳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여기 동학사 입구 지점은 저렇게 한옥 스타일이다. 비록 안에서 파는 것은 전혀 한옥 스타일과 상관이 없는 것들이지만.
벚꽃 활짝 피기 카운트 다운 중이었다.

아래서 올려다보고 찍었는데, 신경 세포 구조에 왜 "수지상 구조"라는 명칭이 있는지 알게 해주는 모습이다.

벚나무 몸통 중간에 저렇게 불쑥 불쑥 곁가지가 나오고 꽃이 피어있었다.


주말이라서 그런지 아직 벚꽃이 제대로 피기 전인데도 사람이 얼마나 많던지.
입구 따라 늘어서있는 임시 먹거리 장터, 인형 맞추기, 사주, 타로점 봐주는 곳, 꼬치, 풀빵, 심지어 살아있는 달팽이까지 케이지에 넣어 팔고 있었다. 마이크 소리 웅웅 거리고. 여기 저기 노래 소리, 밤이지만 낮같은 휘황찬란함.
벚꽃은 생각도 않고 왔는데, 다음 주에 왔더라면 차도 들어가기 힘들었을 것 같다.
진부한 표현밖에 못하겠지만 때마다 저렇게 제 자리에서 변함없이 꽃 피우는 나무, 공기, 그리고 지금은 안보이지만 햇빛의 말없는 원칙이 느껴졌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