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 끓이는 여자
한혜영 / 문이당 / 1999년 3월
평점 :
절판


아주 오래 전에 읽은 소설, 이 덕자의 '나팔수'를 다시 읽는 느낌이었다.

미국 이민자, 중년의 삶, 삶에 대한, 인생에 대한 고단함, 그러면서 한편으로 관조적으로 바라볼수 있는 여유, 나름대로 결국 평화로운 안정에 정착함으로 소설이 마무리 됨으로써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식상하지만 안심되게 하는 것들이라든지.

우리 나라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라면 '된장 끓이는 여자'라는 제목이 안 붙었을것이다.

작가의 시집을 먼저 읽고서, 소설도 낸 적이 있다는 것을 알고 그 중 제일 먼저 구해진 것을 읽은 것인데, 작가의 말대로 체험이 우러나오는, 그것이 작가 자신의 체험이든, 아니면 이웃의 체험이든, 솔직한 소설. 그래서 너무 극적이지도 않고, 특별한 문학적인 돋보임이 발견되지도 않았다.

오히려,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문장들은 적지 않았던 반면, 전체적인 스토리 자체가 참신하다든지, 감동적이라든지, 미처  생각 못했던 어떤 것을 말해준다든지 하는 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읽게 하는 소설이었다.

미국에서 십년, 이십년을 살아도 된장을 그리워 할 수 밖에 없는, 어쩌면 사람의 입맛이 말보다, 마음보다, 표정보다 더 정직한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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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6-03-10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상하게 한국소설이 안 맞는게, 그 '솔직함' 과 '공감' 때문이더라구요.
소설에서만큼은 좀 '다른' 삶을 체험하고 싶은가봐요.

hnine 2006-03-10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하이드님, 그게 바로 제가 외국 소설에 올인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랍니다.
이럴수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