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병 가서

 


밤비에 씻긴 눈에

새벽별로 뜨지 말고

천둥번개 울고 간 기슭에

산나리 꽃대궁으로 고개 숙여 피지도 말고



꽃도 별도 아닌 이대로가 좋아요



이 모양 초라한 대로 우리

이 세상에서 자주 만나요

앓는 것도 자랑거리 삼아

나이만큼씩 늙어가자요.

 

유안진 님의 시.

오늘 아침 중앙 일보, '시가 있는 아침'코너에 소개 되었다.

꽃도 별도 아닌 이대로,

초라한 이모양 그대로,

지금 내 모습을 말하는 것 같아

읽으면서 편안해졌다.

이 모양 그대로,

나이만큼 늙어가며

담담한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나이.

그 나이만큼 늙어가는걸 서글퍼 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매년 받는 선물이라 감사히 여기며,

앓는것 마저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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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2-18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참 좋네요

hnine 2006-02-18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도 이 시가 맘에 드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