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학교가기전 아이가 샤워하면서 부르는 콧노래 소리 들을때 나는 안심한다.

열여섯살.

그래도 아직 학교 가는게 싫지는 않은가보다, 노래도 못할 정도로 어디가 아프진 않은가보다, 그러면 됐지. 더 바라면 내 욕심이지 하는 생각에서.

 

 

 

아들이 어릴때는 혹시나 아이에게 부족한게 없을까, 이 시기에 꼭 필요한 것을 내가 모르고 지나치지나 않을까, 그게 나의 테마 나의 프로젝트였다.

이제 아들은 열여섯살이 되었고, 엄마가 한가지라도 더 해주려고 하는 것이 본인에겐 채워짐이 아니라 간섭으로 여겨지기 시작할 나이가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나도 달라지기로 했다. 더 보태려 하지 말기로.

아이가 가지고 있는, 가지고 태어난 자기 삶의 색깔을 내가 내 손으로, 내 의지대로 덧칠하지 말기로.

 

남들이 말하는 성공한 인생에 잣대를 세우고 그것에 따라 아들 인생의 성공, 실패를 판단하지 말고, 내 맘에 들게 아들 인생이 진행되기를 바라지 말고 (사랑이라는 마음으로, 다 너를 위해서라는 마음으로 착각하지 말고), 아들이 여기쿵 저기쿵 부딪혀가면서 "진짜 자기 삶"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최대한 간섭을 자제하고 지켜봐주는게 내가 할 일이라고 말이다.

 

이제 엄마는,즉 나는, 아이를 위해 해야할 항목보다 하지말아야할 항목을 하나씩 업데이트 하고 있다.

해주는 것만큼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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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개미 2016-01-15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제가 꼭 그래요. 혹시나 아기에게 이 시기에 꼭 필요한 것을 내가 모르고 지나치지나 않을까..이제 8개월 아가인데, 조금 더 시간이 흐른 후에는 hnine과 같은 맘으로 바라봐야 하는 시기가 오겠거니..생각하니 기분이 묘해지는 아침이에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hnine 2016-01-15 15:07   좋아요 1 | URL
달팽이개미님 안녕하세요 ^^ 아기가 이제 8개월이라니 얼마나 예쁘고 조심스러울까요.
아이를 둘셋 키운 분들도 계실테니 겨우 하나 낳아 키운 저는 아는 척 할수도 없겠지만 8개월 어린 아가에게는 하나에서 열까지 엄마가 안테나를 세우고 보살펴야하는게 맞을 것 같아요. 그렇게 키워나가다 보면 아이가 자라도 엄마는 그것이 습관이 되어서 그렇게 계속 아이를 보살피려고 하거든요. 제 아이처럼 열여섯 정도 되고 또는 그 이상이 되면 이제 엄마는 서서히 아이와 단단히 매고 있던 끈을 느슨히 해야하는데 그게 참 어렵더라고요.
나중에 자식이 다 커서 아예 내 품에서 떠나보낼때는 더 어렵겠거니 하고 있답니다.

상미 2016-01-16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많이 컸다...
뭐든 열심인 엄마가 알아서 잘키웠을듯~~
새해 복 많이 받아.
난 1년 더 있다가 한국에 돌아갈 것 같아.
봄 무렵에 병규 군대 갈 쯤 한번 다니러 가려고.

hnine 2016-01-17 06:17   좋아요 0 | URL
자고 일어나서 아침에 볼때마다 키가 조금씩 커있는 것 같아 갓난 아기도 아닌데.
오히려 아기때는 나도 늘 바쁘고 정신없이 사느라 아기가 크는 걸 보고 충분히 느끼고 대견해할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것 같은데 요즘이 오히려 더 신기하고 자꾸 쳐다보게 되고 그래 (이것도 너무 오래 쳐다보고 있으면 핀잔먹음).
아들 군대보내는 마음이 어떨까. 생각만 해도 마음이 찡~~ 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