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과일들 모양이 다 둥글고

단맛 그득 품고 있어 사람들 보기에 좋고

먹기에도 좋았더라 그 가운데 생긴 것은

제멋대로 울퉁불퉁인데다 성깔은 있어

맛 역시 시고 떫은 것이어서 사람들

보기에 싫고 먹기에도 꺼려지는 자

바로 나일러니 나도 내가 하필 하고많은

과일 중에 모과인 것을 서러워하니라

허나 비록 구박과 천대와 소쇠의 생애 중에

까다롭고 별난 시정 입맛에 요긴한 시(時)

있으니 살진 알코올에 살(肉)과 뼈가 다 녹아

홍등가의 불빛처럼 보기에 좋고 먹기에도

좋은 술이 되는 때이라

가장 중에 더러 나를 마시고 시고 떫은 진애

훌쩍 뛰어넘기도 하는 것이어서 나는 내가

과일 중에 모과인 것이 자랑이고

위안 삼는 일이 많더라

<이재무 "모과">

 

 

 

혹시 바닥에 떨어진 것이 있으면 슬며시 하나 집어 오려고 어제도 가보고 오늘도 가보았는데

떨어진 것이 없어 그냥 들어왔다.

밤에 불빛 아래 보니까 정말 마치 노란 등이 켜 있는 것 처럼 보이더라.

 

 

 

 

 

 

 

 


댓글(3)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2015-10-24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뭇줄기를 살살 흔들어 보면
툭! 소리 내며 떨어질는지 모르지요 ^^

hnine 2015-10-25 00:10   좋아요 0 | URL
내일도 나가봐서 떨어져있는 것이 없으면 그렇게 한번 해볼까요? ^^

상미 2015-10-25 0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모과는 향이 참 좋지?
잘 지내고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