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용인 수지엔 지금에서 눈 다운 눈이 사륵 사륵 오고 있다.

6시쯤 집에 돌아올때만 해도 안 오고 있었는데,

잠깐 들르신 친정 부모님 배웅하러 나가보니 자동차들이 모두 하얀 모자를 덮어쓰고 있다.

아이는 지금 나가서 눈싸움을 해야겠다고 하고,

난 들어와서 베란다 창으로 오는 눈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티격대격하다가 나에게 심한 말 하고 나가서 안 들어오는 남편이 잠깐, 아주 잠깐 생각났고,

Colorado있을때 원없이 보던 눈 (일년중 5,6,7,8, 네 달을 제외하곤 눈구경을 할수 있는 곳이다) 생각도 났다.

학교가는 아침 길, 뒤뚱뒤뚱 하며 가노라면 남편이 학교까지 같이 손잡고 데려다 주곤 했었다 (그때 지금의 아이가 뱃속에 있었다).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게 있을까...

있겠지, 있을거야. 인생 다 살아본 것처럼 단정지으면 안되지...

이제 여기선 Colorado만큼 눈이 많이 자주 오는 일도 없겠지만,

뒤뚱거리며 걷는 눈길을 손잡고 걸어줄 마음이 있을까.

--- (아이가 졸린가보다, 책 읽어달라고 옆에 와서 꼼짝도 안한다) ---

Silent night...Holy night...오늘의 자장가로 불러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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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런스 2005-12-04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마나 콜로라도 계셨었네요. 저 있는 곳에서 비교적 가까운 주에요. 벌써 첫눈이 오다니..앙.. 보고 싶다.

세실 2005-12-04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늦은 시간에 온거군요. 이곳 청주에도 아침에 창밖을 보니 밤새 수북한 눈이 쌓여있어요~~~
제 차 없을때, 그리고 임신했을때 그땐 신랑이 태워다주고, 데리러 오고 한것이 당연하거였는데...오늘 차 못 끌고 간다고 하니 "걸어가. 일부러 운동삼아 걸어가는 사람도 있어" 하네요....애정이 식은 거야....ㅠ

hnine 2005-12-04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싸이런스님, 어디 계신걸까요? 전 Colorado에서 2년 있었어요. 잊지 못할 곳이지요. 겨울되면 각지에서 스키타러 사람들이 밀려오는데, 저는 스키 신발도 한번 못 신어 봤어요.
세실님, 보림이랑 책 많이 읽고 계신가요? 세실님도 아이들의 교육, 장래 문제에 관심이 남다르신것 같아요. 그런 점에 있어서 저보다 훨씬 선배이시니, 나중에 한수 전해 듣겠습니다.

LovePhoto 2005-12-05 0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쉴 새 없이 함박눈이 펑펑 내리던 콜로라도가 생각나네요.
집 유리문 안쪽엔 항상 뽀얗게 김이 서려 있어서 그림판으로 이용했던 기억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