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이 깨어나는 마을
샤론 볼턴 지음, 김진석 옮김 / 엘릭시르 / 2015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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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미스터리나 탐정물, 추리물을 열심히 읽는 편은 아니지만 가끔은 읽고 싶어질 때가 있어서, 몰입도가 높을 것 같은 것으로서 신간중에 골라 구입한 것이 이 책이다.

저자 샤론 볼턴은 이 책으로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것이라고 하는데 영국 현대 미스터리를 대표하는 뛰어난 이야기꾼이라고 소개글에 나와있다. '고딕 미스터리의 계보를 잇는 현대 미스터리' 라는 구절로 보아 아마 현대 미스터리의 상대적인 고전 미스터리를 고딕 미스터리라고 부르나보다.

600쪽이 넘는 분량이라서 책이 두툼하다. 몰입도가 높지 않다면 오래 걸려 읽을 분량.

조금 쉬운 숨은 그림 찾기를 연상시키는 표지가 상큼하다. 저자가 뛰어난 이야기꾼이라는 것이 아주 틀리진 않은 모양이기도 하고, 버스를 타고 다니는 시간이 근래 많기도 해서 그리 오래 걸리지 않고 다 읽을 수 있었다.

그런데 이것이 현대 미스터리 맞나 싶다. 뱀, 교회, 목사, 저택, 폐허, 소문, 사고, 화재, 상처, 죄책감, 원한, 등등의 소재는 예로부터 미스터리 단골 소재들 아닌지. 그래도 뭔가 독자를 깜짝 놀래는 반전이 있을거라고, 마지막 페이지까지 기대를 하고 읽었는데 내가 너무 바랬는지 (?), 딱 평균 정도의 흥미만을 보여주고 맺는다.

주인공 여자는 어릴 때 화재로 얼굴에 화상을 입은 흉터때문에 사람들과 접촉을 피하며 살고 있는 스물 아홉살 수의사 (영국에서 수의사는 대학 진학을 앞둔 학생들 사이에서 선망의 직업. 직업 호감도 1위이다- 최소한 십여년 전까진 그랬다). 원제 Awakening은 여러 가지를 상징, 중의적으로 쓰이지 않았나 생각된다. 뱀의 출몰, 그리고 주인공의 삶의 방식의 전환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비밀스런 목사가 미국에서 이상한 종교에 연루되었다가 영국의 조용하고 평화로운 시골 마을로 도피차 건너왔다는 것, 또 미국식 억양과 영국식 억양의 은근한 비교에서 영국 사람들의 은근한 비꼼을 엿보았다면 내가 너무 예민한건지도 모르겠다.

결론적으로, 촘촘한 구성은 인정하나 소개글처럼 뛰어나게 재미있지는 않았다는 것이 내 개인적인 소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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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27 19: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5-05-27 23:25   좋아요 0 | URL
시력은 이미 갈데까지 가서 ㅠㅠ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있네요.
대놓고 싫어하는 티 내지 않는 대신 뒤에서, 혹은 돌려서 티내기. 이런 식으로 영국 사람들은 표안나는 표 내기를 하는 것 같아요. 좀 비겁하죠? ^^
기대 많이 하고 읽었는데 기대만큼은 아니어서 아쉬웠어요.
뱀을 등장시켰다는 것이 가장, 그리고 유일한 이 작품의 특징이 아닐까 싶네요.

moonnight 2015-05-27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흥미가 생겨서 보관함에 넣어두었는데 슬그머니 보류-_-;

hnine 2015-05-27 23:29   좋아요 0 | URL
예 moonnight님, 보관함에서 빼지는 마시고 보류 정도로...^^
재미는 있었어요. 그런데 감탄할 정도는 아니었어요 제 경우에는요.
어릴 때 셜록 홈즈를 읽으면서 빠져들던 그 경험은 이제 재현불가능일까요. 아직도 저에게는 그때의 그 경험이 미스터리 읽기와 관련된 최고의 경험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