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시 직업을 택할 수 있다면

어린이집 선생님이 되고 싶다.

아이를 키워본 경험 없이 하는 말이 아니니

막상 해보면 힘든 일인 거 조금은 알고도 드는 생각이다.

졸린 눈 비비며 엄마가 챙겨주는 가방 매고

하나 둘씩 셔틀버스에 태워 맞이하고

먹이고, 그 날 일정에 따라 수업 진행시키고,

점심 먹이고, 낮잠 재우고,

제일 재미있는건 아무래도 아이들끼리 노는 모습을 볼때일것 같다.

자기들끼리 하는 말을 들으며.

아이들마다 성격도 다 다를 것이고 재능도 다를 것이고

그러면 난 잘 관찰해놓았다가

부모님과 통화할 때 귀뜸도 해주고 할텐데.

무엇보다도 내가 이 직업을 부러워 하는 이유는,

파릇파릇 때묻지 않은 어린 눈동자를 보면서

어둡고 우울한 생각을 할 것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부족한 어휘로 자기 생각을 주어 섬기는

순진한 아이들 앞에서

난 오히려 이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자랄수 있도록

나를 아끼지 않으리라는, 새삼스런 삶의 의욕까지 생길 것 같기 때문이다.

오히려 내가 어린 친구들로부터 배우는거지.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기로 결정하던 약 1년전,

사실 어린이집을 하나 운영해볼까

알아봤더랬다.

당장은 여러가지로 부족하여 시작할 수 없지만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하나하나 추진하려는 생각으로.

그러다 어찌어찌하려 다른 일에 불려다니느라

그 장기적인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는 일을 완결짓지 못했지만

아직도 그 생각은 내 맘 한켠에 가지고 있단 말이지...

 

어린이집에서 서울대공원 원숭이학교로 소풍간다고

신나서 간 아이.

싸준 도시락, 과일 가방에 메고 달려가는 모습이

오늘 아침 또 이런 생각을 다시 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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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Photo 2005-10-11 0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아이는 없지만, 밖에서 일때문에 쬐그마한 아이들을 마주할 기회가 생기게 되면, "아하! 이래서 아이들을 보고 어른들의 거울이라고 하는가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될 때가 많습니다. 맘먹으면 도리어 아이들로부터 어른들이 배울 수 있는 것들이 아주 많을 듯...

hnine 2005-10-11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를 키우는 일처럼 힘들고도 보람있는 일을, 아직 나는 보지 못했다네~아이들 사진 좀 찍어봐요~~

비로그인 2005-10-11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하나있는 애도 웬수같을 때가 많은데. 애들 좋아하는 분들은 진짜 타고 나는 건가봅디다.

hnine 2005-10-11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anci님, 헤헤 저도 물론 그럴때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