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밥

 

 

김재진

 

 

 

 

 

나는 누구의 적이었을까?

누구를 적으로 삼아 한 세월 넘어왔을까?

누구를 용서하기보다 문득

누구에게 용서받아야 할지

찬물 한 잔에도 서늘해지는 새벽

살아남기 위해 살얼음을 밟으며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밥 한 그릇 따뜻하게 나누기보다

한 그릇 밥조차 제 몫으로 챙기기 위해

적으로 서진 않았던가?

살아온 세월보다 살아갈 세월이 짧아

어둡고 차가운 새벽

누군가를 용서하기에 앞서

누군가에게 용서받아야 한다는 사실이

갚아야 할 빚처럼 떠오르는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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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3-09-08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아갈 나날이 짧더라도
하루하루 아름다움과 사랑스러움을
가슴에 품으면
즐겁게 웃을 수 있으리라 믿어요

hnine 2013-09-09 08:40   좋아요 0 | URL
저의 희망사항! ^^

2013-09-08 10: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9-09 09: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9-08 11: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3-09-09 09:17   좋아요 0 | URL
이렇게 한마디 좋은 말씀 듣는 느낌을 주는 시들이 있더라고요.
사람의 생각과 느낌은 거의 대부분 일방적이기 때문에 잠깐 저렇게 바꿔서 생각을 해보기란 어렵잖아요?
나도 완전한 인간이 아니니 나도 모르게 어디서 하지 말았어야 할 말, 행동, 많이 하고 다녔을텐데 그건 잊고 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