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홉 음절로 된 수수께끼
나는 코끼리, 육중하고 칙칙한 집
두 줄기 덩굴손으로 걷는 멜론
오, 붉은 과일, 상아, 양질의 목재!
효모가 부풀어 커다래진 이 빵
이 두툼한 지갑에서 새로 주조된 돈,
나는 수단이고 무대이며 새끼 밴 암소
초록 사과를 한 자루 먹어치우고
나는 내릴 길 없는 기차에 올라탔다
석지영의 책 <내가 보고 싶었던 세계>에 인용된 시 중 한편.
제목처럼 '은유'의 진수를 보여준다.
읽는 순간 언어 속으로 휘리릭 빨려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