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홉 음절로 된 수수께끼

나는 코끼리, 육중하고 칙칙한 집

두 줄기 덩굴손으로 걷는 멜론

오, 붉은 과일, 상아, 양질의 목재!

효모가 부풀어 커다래진 이 빵

이 두툼한 지갑에서 새로 주조된 돈,

나는 수단이고 무대이며 새끼 밴 암소

초록 사과를 한 자루 먹어치우고

나는 내릴 길 없는 기차에 올라탔다

 

 

 

 

석지영의 책 <내가 보고 싶었던 세계>에 인용된 시 중 한편.

제목처럼 '은유'의 진수를 보여준다.

 

 

읽는 순간 언어 속으로 휘리릭 빨려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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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14 17: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8-15 07: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3-08-14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읽고 페이퍼 제목을 보고서 알았습니다. 실비아 플라스라는 시인에 대해서, 이름도 들어본 적 있고, 영화가 나왔다는 것도 알고, 그리고 실은 조금 더 알 지도 모르지만, 그 사람이 쓴 이 시를 저는 처음 읽어봅니다. 이 시에 대해서는 설명이 없으면 저는 이해하기 어려운데요.^^ 은유법이라서 그런 걸까요. (아니면 지금까지 거의 시를 안 읽어서 그럴지도;;)

hnine 2013-08-17 12:46   좋아요 0 | URL
예, 기네스팰트로가 나왔던가요? <실비아>라는 제목으로 영화가 만들어졌지요.
실비아 플라스를 저는 제가 좋아하는 다른 어느 시인의 여행 수필집에서 인용된 것을 보고 처음 알게 되었어요. 딱 한줄인가 두줄인가 인용되었는데 그때에도 그 문장속에 금방 빠져들겠더라고요. 시는 일부러 읽으려고 해서보다는 그런 식으로 인연이 맺어지더군요, 제 경우에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