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새 마흔 하고도 뒷줄
저녁종 소리를 들으며 기도하는 그림을 그린
화가의 마음 한자락 밟아본 것 같고,
남이 보기에 부족한 것 없이 다 가진 것 같은 어느 시인이
자신은 다른 어떤 명칭보다 시인 누구라고 불려지고 싶다고 하는 말이
허세가 아닌 진심으로 귀에 들어오고,
10, 100 까지 채우기 위해 조금만, 조금만 더 힘을 내기보다
9, 99 쯤 되었을때 내려와야지 마음 돌리는 나를 본다.
20, 30대에는 그려지지 않던 나의 모습.
50대가 되고 60대가 되면
또 어떤 나의 모습을 만나게 될지.
숨어 있는 그 모습
살짝, 기대해도 되겠지
그런 기대로 살아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