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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매미 같은 여름 ㅣ 푸른도서관 51
한결 지음 / 푸른책들 / 2012년 3월
평점 :
단편이든 장편이든, 하나의 이야기가 구색을 갖추려면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 등의 구성을 뚜렷하게 갖춰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한다. 전문가의 안목은 아니지만 그래도 보기엔 소재, 인물, 구성 모두 갖추어져 보인다. 그런데 좀 더 모질게 말하자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소재,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인물이라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이다. 얼마나 많은 소설들이 이런 소재를 다루었는가. 얼마나 많은 소설들에서 이런 인물들이 등장했는가. 또 얼마나 많은 소설들이 이런 방식, 즉 길떠나기를 통해 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삼았던가.
이 정도 갖추어 이 정도 분량의 이야기를 완성하기 까지 작가는 나름 많은 노력을 기울였겠지만, 특히 이 책이 작가의 첫 소설이라니까, 좀 더 치밀하게, 기존의 다른 작품들과 다른 이야기, 다른 인물들을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읽기 어려운 책이 아님에도 다 읽는데 꽤 여러 날 걸린 이유는, 읽는 동안 그 다음 페이지가 별로 궁금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모든 문제가 결말 부분에서 한꺼번에 다 해결되는 것 같은 인상을 주는 것도 역시 작가의 역량과 관련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 책은 내꿈의 도입부'라고 작가가 후기에 썼듯이, 앞으로 더 좋은 책들이 나올 것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