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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처방전 정신의학 -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현대인에게 드리는
고시노 요시후미 지음, 황소연 옮김, 표진인 감수 / 전나무숲 / 2007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줄기세포, 클로닝, 유전자 조작 생물에, 복제 인간도 곧 가능할 지 모르는 시대에 살고 있으면서 여전히 풀리지 않는 미스테리에 쌓여 있는 분야가 뇌 관련 분야가 아닐까 한다.
이 책 이전에 읽은 <내 몸안의 지식여행 인체생리> 와 <내 몸안의 주치의 면역> 에 비해 두께가 얇고 설명이 불충분한 곳이 많은 것이 이 책의 질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다. 오히려 이 시리즈의 책들이 보여주고 있는, 필요한 지식을 다 설명하면서도 장황하거나 어렵지 않은 집필 방식은 이 책에도 역시 일관성 있게 흐르고 있었다.
정신 의학에 관한 본론에 앞서 첫 장에 뇌에 대한 소개로 시작하는 것도 마음에 든다. 뇌의 구조, 뇌는 신경세포의 집합체라는 것, 신경세포가 어떻게 신호를 전달하는지 설명하고 나서 드디어 정신 의학에서 진단과 치료에 핵심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에 대해 설명해준다. 이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이 마음의 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 그래서 마음의 병을 약물로 치료하는 방법은 대개 이 신경전달물질 조절과 관련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설명해준다.
다음으로는 마음의 병의 네 가지 범주를 보여준다.
-기분장애
-불안장애
-정신분열병
-기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우울증은 기분장애의 대표적인 증상이고, 강박장애, 공포증 등은 불안장애에 들어간다. 마지막의 기타에 들어가는 것으로 불면증, 치매, 수면증,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ADHD)이 있는데 어느 하나 귀에 생소하게 들리는 것이 없는 것으로 보아 우리 생활에 이미 정신 의학이 얼마나 가깝게 자리잡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우울증을 진단할 때 중요한 척도 중 하나는, 우울증이 의심되는 사람이 취미 활동에 어떤 태도를 취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라고 한다. 평소에 심취했던 취미나 오락에 흥미나 관심을 완전히 잃어버렸다면 우울증일 가능성이 높다고. 또하나, 우울증은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나을 수 있는 병이 아니라고 한다. 즉, 꼭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라는 것이다.
우울증을 치료하는 약물의 작용 기전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이 잘 되어 있다. 벤조디아제핀은 GABA 수용체와 결합함으로써, 세로토닌 부족시에 세로토닌을 직접 투여하는 대신 SSRI (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를 쓰는 이유, 각각의 장단점까지.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프로작'은 대표적인 SSRI이다.
물론 인지치료나 행동치료도 중요하지만 약물치료와 병행할 때 효과가 있다고 한다.
원래 약이란 것을 별로 신임하지 않는 나란 사람은 더구나 마음의 병을 약물에 의존해 치료한다는 것을 크게 확신하고 있지 않는 편이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그 필요성을 좀 더 이해하게 되었다. 하지만 어떤 약도 그렇겠지만 '남용'이 문제.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이용되어야 하는데 그 기준이 문제이다. 미국에서 가벼운 우울 증상에도 약을 처방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봐도 그렇고, 수면장애용으로 멜라토닌 같은 약이 나라에 따라서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곳이 있는가하면 그렇지 않은 곳도 있으니 그 기준이라는 것이 얼마나 모호한지 알 수 있다.
시리즈 세권을 다 읽었다. 그 중 제일은 역시 처음에 읽은 <인체생리>
세권을 나란히 꽂아놓으니 뿌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