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몸안의 주치의 면역 - 인체의 균형을 잡아주고 스스로 생명을 지키는 면역 탐험!!
하가와라 기요후미 지음, 황소연 옮김, 다다 도미오 외 감수 / 전나무숲 / 2006년 1월
평점 :
절판


지난 번에 저자는 다르지만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내 몸안의 지식 여행 인체 생리>책을 읽는데 눈이 확 뜨이길래 비슷한 기획물로 보이는 이 책 <내 몸안의 주치의 면역>도 바로 주문해서 읽게 되었다. 먼저 읽은 <내 몸안의 지식 여행 인체 생리> 책이 '미니 인체 생리학'책이라면 이 책은 '미니 기초 면역학' 책 쯤 되겠다. 훌륭하다. 면역학을 이 정도로 이해 가능하게 집필하기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을텐데 말이다. 역시 이 책의 표지 그림을 보고 초등학생용 과학 상식 책 쯤으로 오해하지 말라는 말을 덧붙여야 함은 참 유감이다. 표지와 안의 내용 수준이 이렇게 다를 수가 있다니. 물론 책 내용 중에 내용을 정리하기 위해 만화 그림도 좀 삽입이 되어 있고 책 전체가 딱딱한 문어체가 아닌 상당히 격이 없는 글체이긴 하지만 그래도 초등학생이 볼 수준은 아니다. 최소한 고등학생 정도는 되어야 집중해서 읽으면 이해가 될 것이라 보인다.
면역의 기본은 나(self)와 남(non-self)을 구분하는 것. '면역 관용'이라고 하는 이 과정을 위해 면역 세포는 초기에 선별과정을 거친다. 즉 자기를 인식하는 면역 세포는 미리 다 없애버리는 과정이다. 이것을 이 책에서 설명해놓은 방식을 보고 웃음도 나오고 감탄스럽기도 했다. 제4막 (이 책의 내용을 무대에서 펼쳐지는 연극으로 보고 각 장도 '제4장' 이런 식이 아니라 '제4막' 이렇게 되어 있다)제목이 '나'를 교육시키는 공포의 흉선학교 란다. 면역 관용이 가능하게 하는 일을 하는 곳이 흉선이라는 것을 한번 들으면 잊지 못하게 할 제목이다. 그 아래 소제목들도 재미있다. scene4.1 면역 담당세포의 어린 시절, scene4.2 세포의 생사를 가르는 공포의 테스트, scene4.3 선택된 세포들의 여정.
제8막은 암과 면역에 대한 내용인데 '암세포는 태아 흉내를 내고 있다' 라는 제목이 달려 있다. 암세포는 어떤 점에서 태아와 닮았다는 것일까? 한번도 그런 의미로 생각해본 적이 없기에 더 흥미롭게 읽은 부분이다.
마지막 단원에는 면역 담당세포의 일생으로 살펴본 생명의 신비에 대해 짧게 저자의 의견을 보여주고 있는데, 생명의 신비는 반복되는 '우연'으로 이루어진다는 것. 읽는 분들 중 얼마나 동의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동의한다. 그래서 신비하다는 것 아닌가? 생명이란 것이 말이다. 같은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난 일란성 쌍동이 조차 완전히 같지 않은 것은 어떤 유전자가 어떻게 조합될지 우연에 의해 결정되는 사건들을 거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은

생명력에는 외적인 우연내적인 필연으로 승화시키는 능력이 갖추어져 있는 법이다.
생명체의 이런 능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생명은 정말 하나를 알면 궁금한 것이 두개씩 더 생기는 학문이다.
사실 그 다음 페이지에, 세포가 절을 올리는 그림과 함께 진짜 마지막 문장이 있기는 하다.
그동안 면역극장을 시청해주신 여러분께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라는. 

(어쩌다보니 이 책을 다 읽자 마자 이 시리즈의 다른 책을 또 사버리고 말았다. 이번엔 '정신의학'이란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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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잘라 2011-09-09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헤 저는 이런 리뷰가 좋아요. 확- 땡겨주시는^^
미리보기 봤더니 그림이 참 귀여워요. 우선 보관함으로~~~^^

hnine님!!! 따뜻한 가족 사랑으로 면역력 왕창 강화되는
풍성한 한가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hnine 2011-09-09 20:21   좋아요 0 | URL
메리포핀스님, 시험 치르시고 꿀맛같은 휴식 기간을 갖고 계신 거죠?
면역력 왕창 강화되는 한가위 맞이하라는, 어쩌면 이렇게 재치있는 인삿말을...역시 메리포핀스님 입니다.
사실 오늘부터 추석까지 시간이 3배속으로 후다닥 가버렸으면 하는 생각을 슬금슬금 하고 있던 참인데, 맘 고쳐 먹어야겠어요 ^^
우리 메리포핀스님도 씩씩한 T림프구가 철통같이 지켜줄겁니다.

하늘바람 2011-09-10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힘들지만 그래도 즐거운 추석 보내셔요
아프지 마시고요

hnine 2011-09-10 17:01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님, 고마와요.
비가 주룩주룩 오지만 아직은 견딜만 해요.
달은 제 마음 속에 커다랗게 그릴래요.
하늘바람님도 잘 지내기로 해요. 마음이 혹시 흐려지려고 하면 하늘바람님의 이 댓글을 기억할께요.

2011-09-10 14: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10 17:2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