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망고 - 제4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36
추정경 지음 / 창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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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득이, 위저드 베이커리, 싱커로 이어지는 창비 청소년 문학상은 올해 4회를 맞아 추 정경의 <내 이름은 망고>를 수상작으로 내놓았다. 청소년 소설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 읽어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고 나 역시 그래서 읽어보게 되었다.
캄보디아가 배경. 아버지의 부재 속에서 빚을 잔뜩 지고 엄마는 한국의 살림살이를 몽땅 정리하여 열일곱 살 수아를 데리고 친구가 관광안내원으로 일하고 있는 캄보디아로 날아간다. 수아라는 이름이 캄보디아 말로 망고를 뜻하는 수이아와 비슷해서 '망고'는 수아의 별칭이 되었고, 수아의 엄마는 친구의 도움으로 주로 한국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관광안내원으로 일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느닷없는 환경에서 느닷없는 직업, 혼자서도 적응이 벅찬 상황에서 수아를 학교에 보내고 책임져야 하는 부담감, 언제 어떻게 빚쟁이들의 추격을 받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엄마를 우울증에 빠뜨리고 급기야는 어느 날 엄마는 수아를 남겨둔 채 집을 나가고 만다. 수아 엄마가 관광안내를 맡기로 한국 관광객들은 졸지에 수아에게 떠넘겨 지고, 수아는 이 참에 안내 일을 하고 생긴 돈으로 한국으로 돌아가버리자고 결심한다.
작가가 2009년 캄보디아로 여행을 갔을 때 구상한 이야기라고 하는데 여기까지는 그런대로 참신하게 이야기가 전개된다. 방송작가로서 쌓은 작가의 경력은 읽어나가는 동안 어색하거나 막히는 곳 없이 술술 읽어나가게 했다. 이야기가 펼쳐지는 배경이 국내가 아닌 외국이라는 것, 여행자, 여행 가이드, 이런 설정들은 일단 읽는 동안 지루하게 하지는 않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으면서 별 감동이 없다. '느닷없이 여행 가이드를 떠맡게 된 열일곱 소녀 수아의 좌충우돌 모험담을 그린 작품'이라는 책 소개처럼 그렇게 좌충우돌스럽지도, 모험스럽지도 않다는 것이다 끝까지. 책의 초반에 그려진 독특한 설정이 참신했다면, 그보다 더한 사건과 갈등을 기대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수아라는 캐릭터에 좀 더 개성을 불어넣었더라면 어땠을까 생각해본다. 청소년소설 어디에나 흔히 등장하는 그런 아이가 아니라 이 작품에서만 독특하게 그려진 어떤 인물이라면.
글을 써서 먹고 사는 작가라는 직업을 가지게 된 것이 무엇보다 소중하고 즐거운 여정이 될거라는 작가의 말처럼, 노련한 필력과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힘은 이보다 더 좋은 작품을 낳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3회 수상작인 '싱커'가 과학소설로서 의미가 적지 않지만 읽기에 그리 수월한 내용이 아니었다는 아쉬움이 있었기 때문일까. 이번의 이 작품은 책장은 쑥쑥 넘어가지만 술술 읽히는 재미와 작가의 노련한 필치 외에 문학적 완성도나 의미는 어디로 갔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출판사에서 지향하는 작품의 방향을 보는 것 같아 조금 씁쓸하려고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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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24 12: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1-08-24 15:10   좋아요 0 | URL
그렇지요? 제가 작가 소개에서 보고나서 그런지 저도 그런 느낌이 자꾸 들더군요.
제가 원래 더위를 무척 타거든요? 그런데 그 더위 타는 정도가 해가 갈수록 덜해져가네요. 좋긴한데 그것도 나이 드는 현상중 하나 아닌가 싶어 좀 서글프기도 하고요.
이렇게 가끔씩이라도 소식 접할 수 있으니 반갑습니다 ^^

하늘바람 2011-08-29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싱커도 이책도 못 읽어봤는데 님 소개를 읽으니 좋네요 어느새 청소년 문학상이 4회군요 완득이랑 위저드 베이커리 읽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말이에요

2011-08-29 11: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29 19: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30 02:0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