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거울옷을 입은 아이들 ㅣ 보름달문고 36
김진경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3월
평점 :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게 요구하는 가면을 쓴 채 본모습을 뒤에 숨기고 살아갑니다. 그런데 이 겉모습과 뒤에 숨겨진 본모습이 지나치게 거리가 멀면 다른 사람과 진정한 관계를 맺기 어려울 뿐 아니라, 마음의 병이 생기기도 합니다. (154, 작가의 말 중에서)
'가면을 쓴 인격'이란 뜻의 '페르소나 (Persona)'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초등학교 6학년 같은 반 세 여자 아이가 나온다. 첫번째 아이 선영. 가정 형편이 기울어 부모가 잠시 떨어져 있는 동안 선영은 친척집에 맡겨 지고 동생 선호는 엄마가 데리고 있던 중 동생 선호가 병으로 죽는다. 형편이 조금 나아져서 다시 부모님과 함께 살게 되지만 선영은 자식을 잃은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리려고 어른스럽게 행동한다. 두번째 아이 미나. 친구들로부터 공주병이 있다고 불려질 정도로 부모와 선생님의 사랑을 받는 착하고 예쁜 아이인 반면 같은 이유로 반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기도 한다. 세번째 아이 지희. 위로 언니, 아래로 남동생을 둔 둘째로서 늘 엄마 아빠로부터의 관심 밖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아빠의 이해와 귀여움을 받으며 자라는데 그러던 어느 날 아빠가 새로운 여자를 만나 엄마와 이혼하고 집을 나가면서 성격에 변화가 온다.
이 세아이가 지희의 지갑 도난 사건을 중심으로 얽히고 설키며, 자신의 본 모습을 찾아간다는 이야기이다.
우리는 왜 가면을 쓴 채 다른 사람 앞에 나서야 하는 것일까. 아마 부딪힘을 최소화 하고 원만하게 조화를 이루고 싶은 본능이 작용하기 때문 아닐까? 그러다보면 자신의 본모습과 많이 다르게 다른 사람 눈에 비칠 수도 있는 것, 어느 정도의 가면은 혼자 틀어박혀 사는 사람 아니라면 누구든지 가지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런데 문제는 위의 작가의 말에서도 나왔듯이 그 겉모습이 본모습과 너무나 거리가 멀때는 그것을 다른 누구보다도 내 자신이 못견디게 되어 마음의 병이 생기기도 하는 것이다. 그것을 자각하고 가면을 벗은 나의 본모습이 무엇인지 알기 위한 노력은 쉽지 않다. 아프고 고통스럽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피하고 싶어한다.
이야기의 배경이 초등학교 6학년 교실이고 등장 인물들의 연령대가 그래서 그런지, 초등학교 5,6학년 이상 권장 도서라고 책 표지에 나와있는데, 그 나이 아이들에게는 좀 어렵지 않을까 싶다. 읽더라도 제대로 그 의미가 들어올까 싶기도 하고.
아이들을 이런 심리학적 방향으로 해석해보고 이해해보려고 한 작가의 의도는 좋다. 그런데 지루함 없이 읽어가기엔 줄거리가 좀 빈약하다. 그래서 별 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