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언제부터인가
늘 즐거워 보이는 사람의 얼굴을
100% 믿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우울하다고 한탄하는 사람에 대해
큰 걱정 하지 않기도 한다
즐거워보이는 사람은
마음 속의 우울을 감추기 위해
더 즐거운 듯이 말하고 행동하는 것일 수 있고
우울하다고 울듯이 말하는 사람은
그렇게 털어놓고 또 위로받고 나서
우울에서 조금은 벗어났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진실은 그 어느 한편에만 있지 않은 것 같다
절대로 중요한 일이라고, 내 모든 것을 걸기라고 할듯이 매달렸던 일들
지내고 보면 그게 그렇게 중요한 일이었던가
그 하나를 위해 다른 것들에는 눈길조차 돌리지 않으려 했던 많은 시간들
그것들은 과연 그렇게 중요하고, 또 그렇게 덜 중요한 것들이었던가
이것을 얻기 위해 저것은 손에서 놓겠다고
대단한 결심끝에 놓아버린 것들
그래서 목표했던 그것을 얻었던가
이런 저런 생각으로 나야말로 우울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는데
그래서 안하던 짓을 이것 저것 건드려보고 있는데
아마 나를 보는 사람들은
내가 이렇게 용쓰고 있는 중이라는 걸 전혀 모를지도 모른다
온실 속의 화분처럼 커서 그렇게 살고 있다고 볼지도 모른다
까짓거, 그게 뭐 대수랴마는
생각이 생각을 파먹고
내 몸을 파먹고
내 정신을 파먹고 있다는 것
그것은 좀 문제일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