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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작가를 위한 창작 노트 ㅣ 아동청소년문학도서관 5
손연자 외 지음, 신형건 엮음 / 푸른책들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출판사 푸른책들에서 '아동청소년문학도서관'이라는 이름으로 나온 시리즈 중 한권이다. 가지고 있는 책 <동화창작교실 (이 금이 저)>, <독서치료의 첫걸음 (명 창순 저)> 등에 이어, 목차를 보니 내가 읽은 책들과 아는 저자들이 필자로 나오길래, 이 책도 읽어보기로 하고 구입하였다.
미래에 아동청소년문학 작가가 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것이 이 책의 출판 의도라고 되어 있는데 책에 수록된 작품들 대부분이 같은 출판사들에서 펴낸 것들 이었다. 140여 페이지의 얇은 분량이 3부로 나뉘어져 있다. 제1부는 작가의 창작 노트로서 이 경혜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이 금이 ('밤티마을'), 박 윤규 ('산왕 부루'), 손 연자 ('마사코의 질문'), 강 숙인 ('마지막 왕자'), 이 준관 ('내가 채송화처럼 조그마했을때'), 전 병호 ('들꽃 초등학교') 작가 스스로 쓴 작품 노트가 실려 있는데, 이 중 이 경혜 작가의 책을 제외한 모든 작품들은 푸른책들에서 나온 것들이다. 제2부엔 작가 편지라는 제목이 붙어 있고, 두 작가가 서로 편지글로 작품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는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 이 옥수 ('내사랑 사북')와 강 미 작가 ('길 위의 책'), 오 미경 ('교환 일기')과 문 영숙 작가 ('무덤 속의 그림'), 그리고 한 정기 ('플루토 결사대')와 김 하늬 작가 ('나의 아름다운 늪')가 저자로 참여하고 있다. 원래 서로 친분이 있는 작가들을 서로 연결시켜 놓은 것인지 작품 경향에 따라 연결지은 것인지, 기획자의 의도가 얼른 짐작되지 않았다. 제3부는 작가 인터뷰로서 임 태희, 백 은영, 정 은숙, 손 호경, 유 정이, 이 옥용 작가의 인터뷰 기사가 그대로 실려 있는데 모두 푸른책들에서 나온 작품을 가지고 인터뷰한 내용들이었다. 알고 보니 이 책에 실린 내용 대부분이 이 출판사의 웹진에 이미 다 실렸던 것들을 책으로 묶은 것이었다. 책의 표지나 어디에 그렇게 소개를 해놓았다면 좋았을텐데. 굳이 책으로 구입 안하고 웹진을 찾아 읽었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작가 후기 읽는 것을 책 본문 읽는 것 못지 않게 즐기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그래도 과히 나쁘지는 않은 책이었지만 출판사에서 기왕 이런 제목으로 책을 낼 생각이었다면 좀 더 심도있게 기획하고 수록 작품들을 골고루 선별하여 펴내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같은 시리즈물 중에 이 금이 작가의 <동화창작교실>이 꽤 잘 읽히고 독자들에게 만족을 주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작가들 마다 어린이 책 혹은 청소년 책을 통해 말하고 싶어하는 것이 좀 차이가 있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런 일이라 하겠다. 동심을 서정성있게 표현하는 본분에서 벗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에서부터, 변화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시켜야 한다, 사회적 이슈를 담은 동화도 하나의 흐름이 되어야 한다 등등. 누가 옳고 누가 그르다고 하고 싶지 않다.
이 경혜 작가의 '자신에게 간절한 글을 간절하게 쓰자 (17쪽)'라는 말, 그리고 이 옥용 시인의 '어린 시절은 삶의 그루터기 내지는, 보이진 않지만 삶 전체를 감싸고 있는 베일 같은 것 (139쪽)'이라는 말에 깊이 공감한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성인이 되어 동화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지금 내 삶의 근원을 제공한 그루터기를 찾아보고 싶은 끌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