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ilight (Paperback) - 『트와일라잇』원서 The Twilight Saga 2
스테프니 메이어 지음 / Little Brown Books / 200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평소에 워낙 이런 류의 이야기에 별 흥미가 없었는지라, 얼마전 같은 제목의 영화가 상영되고 있을 때에도 볼 생각을 안했음은 물론이고 어떤 스토리인지에 대해서조차 눈여겨 보지 않았었다. 그런데 몇 주 전 도서관에 갔더니 구김 하나 없는 새 책인채 서가에 진열되어 있는 것을 보고 무심코 들춰보게 되었다. 그런 나를 보고 옆에서 아이가 자기도 이 책 무슨 내용인지 조금 안다고 아는 체를 하는 것이다. 뱀파이어와 어떤 여자아이가 좋아하는 내용이라나. 그래서 읽어보게 되었다. 얼마나 재미있길래 그렇게 유명해졌는지 문득 궁금해지기도 했고 말이다.
우선 이 소설의 주인공들은 성인이 아닌 10대 소년, 소녀 들이다. 물론 남자 주인공 Edward의 경우엔 원래 출생 년도가1900년대 초라고 나오긴 하지만, 양아버지가 된 Dr. Cullen에 의해 새로 태어나, 주인공 소녀 Bella와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으니 현재 나이 17세 전후 인 것이다. 부모의 이혼으로, 함께 살던 엄마와 떨어져 아빠가 살고 있는 낯선 곳으로 이사하여 새로운 학교로 전학간 첫날 이 모든 이야기가 시작된다. 모든 것이 낯설고 서먹서먹한 가운데 우연히 보게된 Edward의 한눈에 반할 만한 외모때문에 (다른 이유가 있었던가?) Bella는 단번에 마음을 빼앗기고, 그런 Bella를 오히려 피하는 것 처럼 보이던 Edward 역시 나중에 알고 보니 Bella에게 끌렸음은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둘 사이에 사랑이 싹트게 되는데, 서로에게 가지던 관심과 호기심이 사랑으로 발전해가는 과정에 대한 묘사가 어쩌면 그렇게 생생하고 구체적인지, 마치 지금 그 시기를 겪고 있는 사람이 쓴 것 처럼 생각될 정도로 심리묘사가 섬세하고 뛰어났다. 그런데 읽고 난 지금 돌이켜보니 그 부분이, 책 내용과 상관없이 이 책에 대한 나의 흥미의 클라이막스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오히려 스토리 자체의 긴장감은 그 이후에 펼쳐짐에도 그 위기감이나 긴장감이 그닥 실감나지 않았다고 할까. 어차피 이렇게 전개될 소설이라는 지레짐작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내가 이런 류의 소설에 몰입하지 못하는 큰 이유 중의 하나가 역시 이 책을 읽으면서도 여지 없이 드러난 것이다. 
오히려 스토리를 따라가는 재미를, 다른 몇가지 생각을 떠올리며 읽어가는 재미가 대신했는데 그 첫째는, 우리 나라를 비롯한 동양권에서 없는 '뱀파이어'라는 존재가 서양에서 탄생한 이래로 지금까지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해졌고, 둘째, 이 소설에 등장하는 Edward는 훨씬 옛날에 태어났지만 한 외과 의사에 의해 벰파이어로 새로 태어난다. 이 대목에서 또 프랑켄슈타인과 혼동되기 시작. 벰파이어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는 나로서는 원래 벰파이어가 이렇게 탄생되는 것인가, 아니면 작가 스테프니의 아이디어인가, 작가의 아이디어였다면 그녀는 그 아이디어를 프랑켄슈타인에서 가져온 것 맞는지 궁금해졌다. 세째, 이 소설 중의 Edward는 인간으로서 지니기 힘든 절대 미를 지니고 있으며 인간이 지닐 수 없는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하기도 하는, 어떻게 보면 외형적으로는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보통 인간으로서는 가질 수 없고 그래서 갖기를 소망하는 능력과 외모의 소유자인 반면, Bella로 대표되는 인간은 Edward의 신비한 외모에 반하여 사랑하게 되는 것 외에는 너무나 나약하고, 혼자의 힘으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존재로 그려진다는 것이다. 여기에다가 한쪽은 남자이고 다른 한쪽은 여자라는 것 까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자 이 책을 읽는 나는 스토리에서 재미를 찾기보다 엉뚱한 면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어줍짢은 영어 실력을 가지고 이 소설의 문체까지 들먹이고 싶지는 않지만, 작가의 감성적이면서 위트있는 문장들은 이 소설의 재미에 크게 한 몫 하고 있어 따로 적어좋고 싶은 부분들도 간혹 있었지만, 과연 문학적으로도 좋은 문장이고 새겨둘만한 표현들인지는 모르겠다.

이 책의 뒤에는 이 소설의 후편이라고 할 수 있는 New Moon의 일부가 실려져 있었는데, 나는 물론 안 읽었다.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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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10-04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물론 한글 번역본으로 보았지만, 벨라가 에드워드에게 반해서 느끼는 온갖 심리 묘사들이 저는 너무 지루했답니다. 원서로 본 게 아니라 문장이 어떻다고 확언하기 힘들지만, 저는 문장은 별로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시리즈 중에는 '뉴문'이 제일 재밌었답니다.^^

hnine 2009-10-04 13:50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저랑 서재에서 오래 알고 지내셨으니 아시지요? 저 환타지 류에 워낙 무디다는거요 흑흑...
마노아님은 그러니까 제가 흥미를 잃기 시작한 부분부터 재미가 더해지셨겠네요. 이 책 도서관에서 빌려서 내일 모레가 반납일이랍니다.

turnleft 2009-10-04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드워드가 벨라에게 느끼는 식욕(?)을 성욕으로 대체해보면 꽤 재밌는 분석이 나오더군요. 잘생기고 능력있고 부자에, 성적으로 안전(?)하기까지 한 남자친구. 언제나 짜릿한 긴장감이 상존하면서도 결국엔 안전할거라는 믿음이 있는 남자친구. 요즘 미국 10대들이 뭘 원하는지를 짚어낸걸까요?

hnine 2009-10-04 18:27   좋아요 0 | URL
흠, 성적으로 안전하기까지한 남자친구라...역시 벰파이어 뿐이겠는걸요 ^^
식욕을 성욕으로 대체시켜본 분석, 그럴 듯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