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운의 일기 

중학생이 되면 다 저런가? 언니는 요즘 통 말이 없다. 학교 다녀오면 바로 이층에 올라가서는 자러 내려올 때까지 혼자 뭘 하는지 모르겠다. 언젠가 한번 궁금해서 올라가봤더니 라디오를 들으며 뭔가를 끄적거리고 있다가 나를 보고는 얼른 덮어버렸다. 내가 묻는 말에 대답만 한다. 그것도 아주 짧게. 나 혼자 떠들다 아래층으로 내려오고 말았다. 작년까지만 해도 언니 동생이라기 보다는 친구처럼 떠들고 장난치며 놀았었는데. 언니 말로는 공부할 것이 많다고 하지만 자기가 뭐 고등학생이라도 되나? 벌써부터 공부할 것이 많아서 책상머리만 지키고 있게. 이제 겨우 중학생이면서.
혹시 성운 오빠가 떠나서 심심해서 그런가? 성운 오빠 가고나니 매일 아빠가 내주신 영어 숙제 안해도 되고, 더 신날텐데. 그리고 난 성운이 오빠 같은 사람 별로이다. 공부 밖에 모르는 모범생 스타일 난 질색이니까. 재미도 없고, 웃길 줄도 모르고.
난 나중에 남자 친구를 사귄다면 어떤 친구를 사귈까? 문득 작년에 우리 반이었던 영빈이의 얼굴이 떠오른다. 작년에 같은 반일 때는 꽤 친했는데 올해 들어 이 녀석이 마주쳐도 별로 말이 없다. 잘 웃지도 않는다. 나한테 뭐 불만이라도 있나? 나중에 한번 물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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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9-09-27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맘 때 참 변화가 많아요. 당황스러울 정도로.
우린 거쳐왔지만 직접 격는 본인들은 어떨까요?
사람의 마음이 한결 같으면 좋을텐데...^^

hnine 2009-09-27 18:14   좋아요 0 | URL
'10대 여학생, 이론적 설명이 가능할까'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어요. 창비 어린이 가을호에 우석훈님이 쓰셨더라구요. 그래서 더욱 그 시절에 대한 기억을 붙들고 싶은지도 모르겠어요.

2009-09-27 14: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9-27 18:1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