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장 가는 길 - 그림감정사 박정민의 행복한 뉴욕 경매일기
박정민 지음 / 아트북스 / 2005년 9월
평점 :
절판


 제목 밑에 '그림감정사 박정민의 행복한 뉴욕 경매 일기' 라는 설명이 붙어 있는 이 책은, 미술품 감정에 대한 공부를 하고 뉴욕의 크리스티와 소더비, 두 경매 회사를 거치며 얻은 저자의 견습 체험록이라고 할 수 있다.
필립스와 함께 세계 3대 주요 경매 회사라고 할 수 있는 크리스티와 소더비에서의 경험은, 뉴욕이라는 현대 미술의 중심지에서, 미술 시장의 현 주소를 파악하는 가장 빠른 길이 아니었을까 짐작된다. 그림 시장에 대한 공부에 발을 들여 놓게 된 경위, 그림을 보는 방법에 대한 조언,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는 방법, 몇몇의 유명한 미술품 수집가의 이야기, 뉴욕 살이에 대한 이런 저런 단상 등, 전문적인 이야기와 개인적인 이야기가 구분없이 자유롭게 얽혀서 책 한권을 구성하고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소더비 경매 학교의 중간 고사 문제와 풀이를 옮겨 놓기도 했고, 미술품 감정 TV쇼인 '앤티크 로드쇼' 현장 스케치를 생생하게 묘사하기도 했다.

겉장이 빨간 노트 한권, 지우개가 달린 연필 두 자루, 캐논 디지털 카메라, 다 해진 카키색 바지, 스웨터, 스위스산 군용 주머니칼, 확대경, 지도 한 장, 물 한 병, 민트 1개, 사감 선생님처럼 보이는 뿔테 안경, 핫초코 한 잔, 주머니 속의 얇은 잡지 <갤러리 가이드>, 보라색 손수건 한 장, 그리고 행운

저자가 박물관이나 미술품 수집가의 집을 방문하기 위해 나설 때 챙기는 것들이란다. 어느 수집가가 말했다고 한다. 특정 그림과 대면하는 순간의 감동은 그 그림에서 영혼을 느끼는 때이며 그 동안 살아온 날들을 되돌아보고 마치 신부님 앞에서 고해성사라도 하는 신자가 된 기분이 될 때라고. 그 그림이 어떤 한 사람의 마음에 깊게 들어오는 순간을 말하는 것이리라.
소위 요즘 잘 나간다는 현대 미술가로 언급된 사람들로서 고대 로마 문자를 이용한 낙서예술가 사이 톰블리, 팜아티스트 로이 리히텐슈타인, 기계의 아름다움을 찬양한 페르낭 레제, 단순함을 강조한 미니멀리스트 엘스워스 켈리, 큰 화면에 2개 또는 3개의 색면을 캔버스에 뿌리는 액션 페인터 잭슨 폴록, 실험적 회화를 선보인 미니멀리스트 프랭크 스텔라 등을 언급했으며, 그 외에 저자가 따로 써놓은 호퍼, 피카소, 베르메르, 마티스 등 역시 비전문가에게도 익히 알려진 화가들이다.
지루하지 않게,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다양하게 풀어져 있기는 하나, 개인적인 일기와 미술 경매에 대한 설명과 정보가 구분없이 얽혀져, 이도 저도 아닌 감이 든 것은 유감이다. 

다음은 미술 경매와 관련하여 그동안 읽은 책들인데 참고 삼아 모아본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늘바람 2009-07-29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전혀 몰랐던 분야에요. 오
님 덕분에 새로운 걸 알게 됩니다

hnine 2009-07-30 05:21   좋아요 0 | URL
가끔 그림에 관련된 책을 찾아 읽다보니 그림 경매에 관한 책들도 자연히 접하게 되더군요. 저도 전혀 생소하던 분야랍니다. 지금도 많이 아는건 아니지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