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다닐 때 미술 교과서가 이런 식으로 되어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어제 아이 데리고 도서관에 갔다가 덩달아 내가 빌려온 그림책, 제목이<What the painter sees> 이다. 1994년에 프랑스에서 처음 출판된 것을 1996년에 미국의 스콜라스틱 출판사에서 번역, 출판하였다.
되돌려줘야 하는 책이라서 내용을 사진으로 남겨 두었는데 다 올리고 싶지만 저작권이 염려되어 몇 개만 올려본다.
우선 책의 표지는 이렇게 생겼다. 가로 세로 20cm 좀 넘을 정도 크기 정사각형에, 40 여쪽 분량. 아주 부담없는 그림책이다. 책이 꼭 크고 두꺼워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책이기도 하다. 내용과 편집만 훌륭하다면.
표지를 넘기면 첫 페이지에, 대상을 보는 화가의 시선 (Ways of seeing) 이라는 제목 아래, 말 (horse)이라는 똑같은 동물을 화가마다 어떻게 다른 시각으로 보고 그렸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몽고의 말탄 무사 그림에서부터 19세기 Gericault 의 그림, 20세기 칸딘스키의 그림에 이르기까지.
긴 설명 없이도 그리는 사람에 따라 어떻게 표현을 다르게 할 수 있는지, 또한 화가의 개성과 관점이 그림을 통해 어떻게 나타날 수 있는지, 그래서 그림 하나를 볼때 무엇을 어떻게 봐야하는 것인지 등을 읽는 사람에게 간접적이면서도 효과적으로 알려 준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14995163464713.jpg)
풍경화 파트에 수록된 그림이다. 그림 앞에 이렇게 반투명 종이가 붙어, 실제 그림에 겹쳐 봄으로써 소실점, 원근법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14995163464714.jpg)
초상화 파트에서는 인체의 비례 (proportions)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함께, 각기 화가가 그린 다른 모델의 그림이지만 눈, 코, 입의 위치가 정확히 포개짐을 보여주기 위해 저렇게 한 페이지를 조각 내어 놓았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14995163464715.jpg)
어떤 페이지는 펼치면 이렇게 커지기도 하고.
그림을 꼭 정해진 크기로 규격에 맞게 그리란 법이 없듯이, 모든 그림을 꼭 정해진 크기의 지면에 담으란 법도 없다는 듯이.
아직도 잘은 모르지만, 그림은 보면 볼수록 '과학' 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