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도쿄 타워>
국내 개봉을 앞두고 많은 관심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게 벌써 2007년의 일이라니.

 원작을 읽어본 적도 없고 영화 시놉시스를 자세히 읽어보지도 않은 나는 뭐, 신세대 젊은 연인들의 사랑 얘기 쯤으로 짐작하고 있었는데, 어제 본 이 영화는 그런 영화가 아니었다.  

영화를 보다가 몇번을 멈췄다 다시 보곤 했다. 그냥 가슴이 먹먹해지는 장면에서는 그렇게 쉬어가면서 보았다. 그 중 한 장면이다.

 

 

 

 

 

 

 

 

 

 

  

가정 생활에 충실하지 못한 아버지를 견디기 힘들었던 엄마는 어린 아들을 데리고 집을 나와 사는데, 엄마에게 관심을 보이던 어느 남자와 만나는 자리에 아들을 데리고 나간 어느 날, 잠시 전자 오락을 하고 있던 사이에 없어진 엄마를 찾아 온 건물을 찾아 헤메다가 엄마를 발견하고 뛰어오는 아들을 부둥켜 앉는 엄마의 모습이다. 이후로 엄마는 평생을 혼자서 아들 뒷바라지 하는 낙으로 산다. 

 



 

 

 

 

 

 

 

 

 

 

계획했던 일들이 뜻대로 순탄하게 풀리지 않아 경제적으로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있는 아들.
대학생이 되어서도 엄마의 도움으로 살아가는 아들에게 엄마는 한번도 다그치거나 싫은 소리를 하는 법이 없다. 그저 자기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뭐든지 해주고 싶어 하며, 아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있다는 것을 오히려 감사하게 생각하는 듯한 엄마. 앞뒤 안맞고 계산도 없는, 그 엄마의 무조건적 사랑이 너무 바보 같아서 눈물이 나왔다. 그런 엄마가 암에 걸리게 되고 아들은 엄마를 자기가 사는 도쿄로 모셔와서 돌아가시기 전까지 1년을 함께 생활한다. 그 1년이 너무 행복했다는, 엄마의 마지막 편지의 마지막 맺는 말이 바로 '사요나라 (잘있거라)'
위 포스터에서, 마음은 여리면서도 표정은 무심해보이는 아들과 나린히 앉아 활짝 웃고 있는 엄마의 모습.

엄마가 입원해있는 병실 창문 너머로, 노을 속에 우뚝 서 있는 도쿄 타워의 모습 조차 서글퍼 보였던, 그것을 바라보는 아들 오다기리조의 무표정한 얼굴은 더욱 더 서글퍼 보였던, 그런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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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9-06-11 0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다기리 죠의 도쿄타워군요.
구루구루~~ 입에서 뱅뱅 맴돌던 말이에요.^^

hnine 2009-06-11 09:38   좋아요 0 | URL
예, 그말이 몇번 나오지요. 매일 그게 그것 같은 일상, 빤짝하고 떠오를 것 같지 않은 상황을 빗대어 한 표현일까요?
저는 이 영화 참 맘에 들더라구요. 남편에게도 얘기해주었어요. 고개를 끄덕끄덕하면서 듣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