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점선 화가에 이어,
장 영희 교수,
그리고 정 승혜의 부음.
정 승혜 라는 이름 뒤에는 뭐라고 존칭을 달아야 할지 모르겠다.
신문에는 영화인이라고 소개되기도 했던데 나는 그녀를 영화인으로서가 아니라, 글 잘 쓰는 한 사람으로 알고 있었을 뿐이기에.
왜들 이리 일찍 떠나는 것인지.
더구나 정 승혜, 그녀는 나이도 나와 비슷하지 않은가.
대장암이라니. 이 나이에 대장암으로 생을 마감할 수도 있구나. 대장암의 경우는 50세 정도는 되어야 걱정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운 생명들이 계속 태어나고,
또 세상을 뜨는 사람들도 있는 법
자연스런 흐름에 상심하고 슬퍼할 일이 아니라고 말 할 수 있을만한 그릇이
나는 아직 못되나보다.
한 세상 살다 가는 일을 '소풍'이라고 비유한 시인,
사실 지금까지 소풍이라고 비유한 그 의미가 잘 와 닿지 않았었는데,
오늘에서
그 싯구가 문득 떠오름과 동시에
참 대단한 철학이구나 싶다,
아무나 느낄 수 있는 경지는 아니다 싶다.
햇볕은 저리 좋은데
방금 해서 넌 빨래들처럼
내 마음도 저렇게 끄집어 내어 햇볕에 바짝 말릴 수 있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