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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내가 아들 제이슨과 제이슨의 누나 레슬리를 국립자연사박물관에 데리고 갔을 때의 일이다. 우리는 매우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아이들도 말을 잘들었다. 문제가 생긴 것은 나오는 길에 선물가게 옆을 지날 때였다. 네살짜리 제이슨이 선물을 사달라고 떼를 쓰기 시작했다. 거기 있는 대부분의 물건들이 매우 비싸게 가격이 매겨져 있었지만 결국 제이슨에게 작은 암석 세트 하나를 사주었다. 그랬는데 제이슨이 공룡 모형을 사달라고 조르기 시작했다. 나는 제이슨에게 우리가 쓸 수 있는 돈 보다 이미 많이 써버렸노라고 설명을 하느라 애를 썼고 남편은 이제 그만 떼를 쓰라고, 이미 너에게 사준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제이슨은 울기 시작했고 남편은 그만 하지 못하겠느냐, 아기처럼 굴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제이슨은 바닥에 드러누워서는 더 크게 울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모두 우리를 쳐다보았다. 나는 너무나 당황스러워서 바닥이 갈라져 그 안으로 숨어버리고 싶었다. 그때, 어떻게 내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내 가방에서 연필과 종이를 꺼내서 적기 시작했다. 제이슨은 나보고 지금 뭐하냐고 물었다. "제이슨이 공룡을 가지고 싶어한다고 적고 있지." 라고 대답했다. 제이슨은 나를 빤히 보더니 말했다. "프리즘도." 나는 적었다. "프리즘도."
제이슨이 정말 나를 놀라게 할만한 일을 한 것은 바로 그때였다. 지금까지의 과정을 지켜보던 누나에게로 가더니 말하기를, "레슬리 누나, 엄마한테 가서 누나가 가지고 싶은거 말해. 엄마가 그것들도 다 적어 놓을거야." 그리고는 믿기 어렵겠지만 그것으로 일은 종결되었다. 제이슨은 집에까지 매우 평화스러운 상태로 돌아왔다.
이후로 나는 여러번 이런 생각을 떠올리곤 했다. 장난감 가게에서 자기가 갖고 싶은 온갖 것들을 가리키며 가게 안을 돌아다닐 때마다 나는 연필과 종이 뭉치를 꺼내어 제이슨의 "갖고 싶은 것 목록" 을 만들어 적어 내려갔다. 그렇게 하는 것에 대해 제이슨은 만족스러워하는 것 같았다. 이렇게 한다고 해서 내가 꼭 제이슨에게 그것들을 사줘야함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혹시 무슨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말이다. 내 생각으로는 "갖고 싶은 것 목록" 을 만드는 것을 보고 제이슨이 좋아하는 이유는 그가 갖고 싶어하는 것이 뭔지를 엄마인 내가 안다는 것, 또한 그것을 적어 놓을 만큼 내가 충분히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제이슨이 알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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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 44쪽의 내용을 옮겼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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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많은 책에서 읽었다. 아이의 행위 자체만 보려고 하지 말고, 그 이면을 볼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아이가 가지고 싶어하는 것은 결국 엄마의 관심이고, 엄마가 아이에게 주어야 할 것은 장난감이 아니라, 공룡 인형이 아니라 바로 엄마의 사랑과 관심을 아이로 하여금 충분히 느끼게 해주는 것이라는 것을.
아이가 떼를 쓰기 시작하면 보통 부모도 감정적이 되어 이성을 잃게 되는 수가 많다. 이 상황에서 위의 엄마처럼 종이와 연필을 꺼내서 적을 생각을 할 수 있는 경지에 오르려면 얼마나 많은 계단을 올라야 하는지, 아마 아이를 키워본 부모들은 알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