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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를 찾아서
데보라 엘리스 지음, 권혁정 옮김 / 나무처럼(알펍) / 200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데보라 엘리스라는, 처음 들어보는 작가의 책이다. 캐나다 태생으로 평화 단체, 여성 단체, 반전, 인권 운동가 로서의 경력을 가지고 있는데 책의 인세 수입도 아프가니스탄의 난민 어린이를 위한 기금으로 이용한다고 한다. 그녀의 첫 작품이 바로 이 책 '엑스를 찾아서' 이다.
자폐 증상을 갖고 있는 쌍둥이 동생들과 스트립 댄서 출신의 싱글맘인 엄마와 함께 캐나다의 빈민지역에 살고 있는 소녀 '카이버'는 결핍된 현실에 대한 반항이자 벗어나고픈 기대와 희망으로 '엑스'라는 가상의 친구를 만들어내는데, 책에서 그녀는 엑스를 마치 실제 존재하는 인물인 양 샌드위치를 만들어 만나러 나가기도 하고, 나중에는 엑스를 찾아 며칠 씩 집을 나가 돌아다니기도 한다. 특별한 교육과 보살핌이 필요한 쌍둥이 동생들에게 더 나은 양육 환경으로 보낼 것을 계속해서 설득하는 사회복지사의 권유에 따라 마지 못해 기관에 보내기로 어려운 결정을 내린 엄마에 결사 반대하여 카이버는 집을 나오게 되고.
옛날에 비해 아무리 소득 수준이 높아졌다고 하나 그것은 평균치에 불과할 뿐이고, 이 세상에는 여전히 굶주리고, 어려운 사람들이 있다. 돈을 세어가며 빵을 사는 사람들, 배고픔에서 벗어나고픈 아이들이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 '엑스'로 상징되는 존재는 지금 내게 없는 것을 꿈꾸게 하는 기대이자 희망이며, 그런 나의 초라하고 궁핍한 마음을 숨김없이 털어 놓고 위안 받을 수 있는, 오ㄴ 하루를 더 버틸 수 있게 하는 숨통같은 존재인 것이다.
나중에 작가의 이력을 읽고 나니, 책 내용 중 싱글맘 가정의 경제와 양육 문제, 사회보장 문제, 카이버를 공격하는 인종단체 사람들의 등장, 여성 엘비스 그룹의 도움 등이 나오는 이유를 짐작하게 했다. 그녀는 그렇게 작품 속에서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그녀 식으로 외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으로 그녀는 캐나다 최고 권위의 총독 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캐나다 터론토의 여성단체에서 상담가로 활동하고 있다는 작가의 다른 작품에도 관심이 간다. 아프가니스칸 내전을 배경으로 한 작품도 냈다는데 ('파르바나' 시리즈) 거기서 그녀는 또 어떤 식으로 자신의 주장을 조용히 펼치고 있을지 찾아보고 싶어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