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의 해석
제드 러벤펠드 지음, 박현주 옮김 / 비채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책 표지의 '정신분석학과 추리소설의 완벽한 만남' 이라는 말을 저자 러벤펠드가 직접 하진 않았을 것이다. 다 읽고 난 후의 느낌은, 완벽할 것 까지야 하는 것. 이런 수사 여구 아니어도 많은 추리 소설에서 관련 인물들의 심리 분석이 얽혀져 전개되고 있지 않던가? 이 책이 좀 색다르다면, 실제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와 융 같은 인물이 책 속에 직접 등장 인물로 나온다는 것인데, 기대만큼 사건의 해결에 비중있는 참여를 했다고 보여지지는 않는다.
또한, 500 쪽이 넘는 분량에, 범인으로 추정되는 여러 사람들이 등장하지만, 가능한 살인 동기도 그동안 전혀 제시된 바 없었던, 의외의 인물이 갑자기 범인으로 밝혀지는 말미에서는, 반전 효과가 아니라, 좀 실망스런 기분마저 들었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말이다.
실제 인물들이 등장하고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있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허구인 소설이라고 밝혀놓았는데, 실제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있음을 강조하고 싶었던지 저자는 중간에 1900년대 초 미국에서 실제로 있었던 역사적 사건들과 인물들을 필요 이상으로 많이 삽입시키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필요 이상이라는 말은 소설의 내용과 굳이 관련이 없는 사건들, 혹은 인물들이 갑자기 등장하고, 그것이 오히려 소설의 흐름을 산만하게 하지 않았나 하는 것이다. 차라리 사건 관련 인물들에 대한, 그야말로 정신분석학적 해석에 좀더 충실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책 뒤의 '흥미진진한 범죄와 배신의 드라마'라는 말, '끔찍하고 탐욕스러운' 살인사건이라는 글귀가 그저 무덤덤하게만 보이는 것은, 요즘 우리가 사는 현실이 이보다 훨씬 끔찍하기 때문일까.
이렇게 두터운 책으로 엮어질 내용이었나 하는 아쉬움이 큰 소설이었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노아 2009-02-09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지만 퍼펙트였던 건가요? ㅠ.ㅠ

물만두 2009-02-09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작품은 엘러리 퀸을 생각하고 보면 좋은데 광고가 참 독자를 울리는군요.

hnine 2009-02-09 20:31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저는 이 표지도 그닥 안 끌리는걸요. 여자가 누워 자고 있는 모습인 줄 알았어요 ^^ 저 같은 사람은 모르고 보면 미술 서적 아닌가 했을거여요.

물만두님 올리신 리뷰 안그래도 읽었더랬어요. 다른 분들은 대체로 평이 좋던데, 저는 좀 실망스럽네요. 이 소설이 엘러리 퀸과 무슨 연관성이 있나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