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무슨
소리라도 한번 들려라
살포시라도 

외롭구나
무슨
벌레라도 한 마리
나를 물어라
너무 외롭구나 

생각하고 생각하다
생각이 막힌 곳
문득 생각하니 

내 삶이란 게 간단치 않아
온갖 소리 갖은 벌레 다 살아 뜀뛰는
무슨 허허한 우주 

쓴웃음이
한번 

뒤이어
미소가 한번 

창밖의 마른 나무에
공손히 절 한번 

가랑잎 하나
무슨 종교처럼 진다.
 

 

김 지 하 

 

 

친정에 가면 아직도 여기 저기 결혼 전 나의 흔적들이 남아 있다.
이번 설에 가서 집어온 시집, 김 지하 시인의 중심의 괴로움, 1994년에 나온 시집이다.
책 겉장을 들춰보니 이 시집을 구입한 날짜와 장소가 쓰여 있다.
대학로에도 종로서적이 있었던가?
김 지하 시인의 <새벽 네시>라는 시를 시작으로 그의 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었다. 
오늘, 오랜만에 그의 시를 다시 읽는다.

 

 

 



 

 

 

 

 

 

 

 

 

 

 



 

 

 

 

 

 

 

 

  

 

 

 

새봄 9 

 

벚꽃 지는 걸 보니
푸른 솔이 좋아
푸른 솔 좋아하다 보니
벚꽃마저 좋아. 

 

김 지 하 

 

새봄, 새봄!
오늘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자동차 안의 히터를 키지 않고 올수 있을 만큼 날이 많이 풀려 있었다.
봄이란 말에는 어떤 힘이 들어가 있는 것 같다.
봄! 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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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27 23: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09-01-27 23:52   좋아요 0 | URL
저도 궁금 ^^
종로에 있던 종로 서적이면 저렇게 대학로 종로 서적이라고 쓰지 않았을텐데 말이죠.
자기가 써놓고 이렇게 추리를 하고 있자니 웃기네요 ㅋㅋ

하양물감 2009-01-28 0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흔적들을 하나둘 발견하다보면, 정말 이랬던가 싶은게 한두가지가 아니더라구요. 그래서 인간의 기억력이란 믿을게 못되는건지도요~

hnine 2009-01-28 11:10   좋아요 0 | URL
기록이 없으면 그냥 묻혀버릴 추억들이 참 많지요 ^^

상미 2009-01-29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김지하님 <새봄> 시는 요새 중학교 교과서에도 나와.

hnine 2009-01-29 22:14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구나. 네 덕분에 알았네 ^^

상미 2009-01-31 01:48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네가 쓴 거 처럼<봄>이 주는 그런 느낌을 알면 된다고 생각 하는
우리 병규한테 학교는 비유가 어떻고 댓구가 어떻고 하는걸 알 길 원하니... 우리도 그렇게 배웠지만..
나중에 시험 때문에 배우는 시가 아닌 시를 만나면, 느낌을 알게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