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생각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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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다른 아이들과 어울려 놀고 싶어 했다. 아이들이 노는 틈에 끼어 함께 웃고 장난 치고 싶어 했다. 그런데 아이들이 잘 끼워주질 않았다. 그들의 관심을 끌고 싶어 더 개구장이 짓을 했고, 괜한 행동으로 심통을 부리기도 했고, 아이들을 툭툭 건드리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그럴수록 당연히 다른 아이들은 이 아이를 그들 노는데에 더욱 안 끼워주게 되었다.
아이는 집에 돌아와 속상한 마음을 엄마한테 하소연했다. 엄마는 네가 양보를 잘 하고, 네가 하고 싶은대로만 하려고 고집부리지 않으면 친구들이 잘 놀아줄거라고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안 놀아주는 친구들이 원망스러워 아이가 친구들을 선생님께 일렀던 모양이다. 그것이 불만스러웠던 친구 엄마들로부터 아이 엄마에게로 요새 며칠 계속 전화가 걸려오는 일이 있었고, 아이 엄마는 마음이 아팠다. 안그래도 아이가 따돌림 받는 것 같아 내색은 안해도 측은해하고 있던 차에, 다른 엄마들로부터 원성의 전화까지 받자니 화가 나기도 했다. 갈피를 못잡는 마음을 달래느라 아이 엄마는 오늘도 방에 들어가 한동안 혼자 있다 나왔다. 엄마가 자기 때문에 속상해 있다는 것을 알고 아이는 엄마에게 쪽지를 써서 휴지 몇장과 함께 엄마 방문 틈으로 밀어 넣었다. 훌쩍 거리는 소리가 들렸나보다. 쪽지에 코푸시라고 써있는 것을 보니...

 

(사진 제목은 오늘 마노아님 페이퍼를 보고 가져다 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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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30 06: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08-11-30 08:00   좋아요 0 | URL
따뜻한 글, 감사합니다. 말씀하신대로 값진 훈장이 될수 있도록, 너무 무겁게만 생각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엄마가 꿋꿋해야 아이도 꿋꿋하게 설수 있겠지요.

2008-11-30 08: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08-11-30 08:42   좋아요 0 | URL
예, 정곡을 찌르셨습니다 ^^
엄마된 사람이 워낙 비사교적이다보니 친구들이랑 어울리는 자리를 찾아다니는 타입도 못되었고, 집에 형제들이 있으면 몰라도 혼자 크는 아이에게 안 좋은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격려해주셔서 감사드려요.

마노아 2008-11-30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아이는 엄마 마음을 살필 줄 알잖아요. 배려하는 아이로 자라게 될 거예요. 초등학생 아이를 둔 동료 선생님들은 엄마들과 함께 어울리지를 못해서 자신의 아이가 따돌림 받는다고 힘들어하곤 했어요. 급식도우미를 제대로 못 가면 그때문에 또 차별받기도 하구요. 뭐든 과하면 모자람 못한 법인데, 어느 때건 치맛바람이 무서워요.
사진을 저리 찍어서인지 유독 쓸쓸한 느낌이에요. 이제 하루 차이로 겨울이라 마땅히 부를 12월이군요. 우리 함께 힘내요!

hnine 2008-12-01 05:26   좋아요 0 | URL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제일 먼저 자책감을 느끼는 사람이 엄마이지요. 아이 키우기에 정답이 없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정답이 없다는 것은 정답이 여럿일수 있다는 말도 되겠지요.
집에서라도 자신이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수 있도록 더욱 때뜻하게 대해주라고, 학교 상담 선생님께서 그러셔요. 그럴려구요. 마노아님 도움 말씀 감사드려요 ^^

L.SHIN 2008-12-01 0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렇게 배려심이 많고 마음이 따뜻한 아이니까, 지금의 슬럼프를 딛고 멋지고 사랑받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따뜻한 글이군요. 힘내세요.^^

hnine 2008-12-01 07:24   좋아요 0 | URL
L.SHIN님, 아이의 좋은 점을 일깨워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가지에 생각이 쏠려있다보니 그런 점은 놓치고 있었네요. 오늘 아침 먹으면서 아이에게 얘기해주었어요 ^^

하늘바람 2008-12-01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다린이가 다른 아이를 때린 것도 아니고 일렀다는 것때문에 엄마들이 그렇게 극성을 떨다니.
다린이 참 착하고 엄마를 사랑하고 여린 것같은데
제가 다 마음이 아프네요.
걱정되는 것은 솔직히 오늘 엄마의 속상함보다 그 뒤 더 아이들의 따돌림이 생길까 걱정이네요.
이렇게 착한 다린이를 아이들이 ~
많이 위로하고 많이 다독여 주세요.
때론 이럴 때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가 올 때도 있잖아요.

hnine 2008-12-01 17:34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님, 때린 정도는 아니더라도 일부러 가서 치기도 하고 밀기도 하고 그랬다네요. 그건 다린이가 잘못 한거지요. 잘못이라는 것을 확실히 해주기도 해아하고요. 그런데 거기서 끝나면 안되고 (책에서 읽은 바로는) 그렇게 행동하게 된 원인을 찾아내는 것이 더 중요하대요.
이 세상에 근본이 착하지 않은 아이는 없겠지요. 어른들의 간섭과 왜곡이 아이들의 마음을 제대로 보지못하게 하지 않나, 저는 계속 그런 생각만 들어요.
예, 하늘바람님. 많이 다독여 주고 위로해줄께요. 말씀에 힘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