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나이 스물아홉, 일할까 결혼할까 공부할까?
김희정 지음 / 북하우스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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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일하면서 결혼하고 아이 낳으면 힘들 줄 몰랐나?'
전업주부의 각오가 없다면 차라리 결혼하지 않으리라 굳은 결심이 아직도 살아 있을 당시 내가 아이키우며 일 하느라 힘들다 하소연하는 여자들을 보면서 한 생각이었다.
그러던 나도 어찌어찌하여 결혼을 하게 되고, 아이도 낳고, 일도 하게 되었고, 결국 다니던 직장에 사표도 내보았다. 어떤 책 제목처럼 <결혼은 미친 짓이다>중의 '결혼'이란 말 대신 '아이키우며 일하기'를 넣고 싶은 심정으로, 아이키우며 일도 제대로 하기에 불가능 판정을 내렸다. 적어도 내게는 말이다. 그래서 지금도 일 하면서 아이도 키우는 여성들을 보면 존경스럽기도 하고, 한편 그에 따르는 어려움이 눈에 보이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 못하기도 하다. 답이 없는 물음에서 아직도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까. 스물 아홉이라는 제목 속의 나이에서 훌쩍 넘어선지 오래임에도 불구하고, 나이가 중요한 얘기가 아닐거야 추측하며 망설임없이 이 책을 구입해서 읽게 된 것은.
첫페이지부터 심상치 않았다. '내가 꿈꾸는 성공은 도대체 무엇인가' 가 그 제목. 내가 20대에 가졌던 성공에 대한 생각이 지금도 같지는 않다는 점, 그럼 지금 내가 꿈꾸는 성공적인 삶은 어떤 것일까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고, 그것이 다음 십년 후에도 계속 같을 것인지 궁금해졌다.
저자에 대해서는 언젠가 일간지 의 인터뷰 기사를 통해 접한적이 있다. 이 책은 그녀의 성공담이라기 보다, 많은 시행착오, 그리고 누가 봐도 성공적으로 마친 사장직 뒤에 남겨진 생각들, 반추, 회고, 그래서 다음 계획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보면 반성문같기도 한 책이다. 직원을 대할 때, 그들의 짐을 덜어 주려 스스로 많이 지었던 짐에 대해 결국 자신이 따스한 사람이라는걸 즐기려 했던 것이라는 고백, 육아와 직장 생활은 병행할 수 없다는 명쾌함, 그래서 연봉이 어느 정도 이상이 되기 전에는 출산을 고려하라는 구체적인 조언, 동거를 해보고 결혼을 하라는 말, 단 누구에게도 알리지 말고, 인맥의 허상, 다른 사람과의 네트워킹에 투자할 시간이 있다면 본인에게 투자하라고, 그래서 자기를 중심으로 인맥이 형성되도록 하라는 따끔한 조언, 한 아이의 엄마이지만 육아의 대부분을 아예 처음부터 직접 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일임했으므로 그로 인해 특별히 힘들었던 경험은 없다는 현실적인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일 하고 결혼 하고 아이 키우며 당장 부닥치는 문제들에 대하여 자신의 경험을 비추어 이렇게 난관을 헤쳐나가야 한다고, 이만큼 각오가 되어 있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여지없이 다 드러내놓는다.

나이와 상관없이 읽어보길 권하고 싶은 책이다. 그리고 현실은 이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을 것임도 덧붙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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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인 2009-02-16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이네요. 딱 나이도 그 정도인데..
어쩌죠 우리는 결혼 날짜까지 잡아놓았는데 이제 이 책 선물하면? ㅎㅎ
어쨌든 책 추천 감사합니다. ㅎㅎ

hnine 2009-02-16 19:44   좋아요 0 | URL
기인님, 이 책도 강추!
그런데 기인님은 나중에 좋은 가정을 꾸려나가실 것 같은 예감이 들어요.
왠지 아세요? 준비하고 대비하려는 것이나, 아내되실 분과 뭐든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나가려는 태도가 마구 보이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