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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에서 길을 묻다 - 혼자 떠나는 세계도시여행
이나미 지음 / 안그라픽스 / 2005년 9월
평점 :
절판
'프라하' 라고 하면 베를린이나 뮌헨, 런던, 파리 라고 할 때와 어딘지 다른 느낌과 정서를 불러 일으키나보다.
2003년과 2005년, 두 차례에 걸쳐 프라하를 여행하면서 쓴 글과 사진으로 꾸며진 이 책은 400쪽이 넘는 분량임에도 사진이 차지하고 있는 지면이 많아서인지 책장이 금방 넘어갔다. 일에 과민해지고 지친 저자로 하여금 있던 자리로부터 벗어나보기로 하며 떠난 곳 프라하. 왜 프라하? 그것은 모르겠다. 아무튼 2년 터울로 두 번이나 한 도시를 방문했으나, 읽어 보면 그만큼 여러 장소를 방문한 편은 아닌 듯 싶다. 국립 박물관을 비롯한 몇개의 대표급 박물관, 프라하에서 유명하다는 것을 웬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인형극 관람, 카프카 생가와 기념관 둘러 보기, 프라하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까를루프 다리 (Charles Bridge) 와 프라하 성, 그리고 스텐베르크 궁 등을 둘러 보며 자신의 생각을 독백처럼 많이 풀어 놓았다.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한 내용도 그리 많지 않은 것을 보면 저자는 혼자가 되어 보는 기회를 맘껏 누리고 싶었던 여행이었음을 짐작케 한다. 혼자 식사를 하면서도 앞에 애인이 앉아 있다고 상상하며 즐겁게 식사를 하는 모습, 남들 다 자는 새벽에 길을 나서 돌아다니는 모습 등.
흔히 찰스 브릿지라고 말하는 까를루프 다리는 프라하에 가본 적이 없는 내게도 웬지 프라하 하면 사진으로 본 그 다리의 모습이 함께 떠오른다. 다리만이 아니라 그 위의 사람들. 그냥 다리위를 건너가고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그 위에서 무언가를 하고 있는 사람들 말이다. 노래를 부르고, 그림을 그리고, 행위 예술을 벌이고 있는 사람들. 그들이 누리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자유일까, 아니면 외로움을 잊어보고 싶음일까.
어딘지 가라앉아 있는, 무채색의 도시 프라하. 그곳에 대한 사람들의 로망의 이유를 이 책을 읽으면서도 정확히 모르겠다.
이 책은 프라하를 여행하기 위한 사람들을 위한 여행안내서의 성격보다는, 기행수필 적 성격에 더 가깝다고 해야할 것 같다. 프라하에서 지내 본 사람이 이 책을 훑어보고 하는 말이, 빠진 곳들이 너무 많다고 하는 것을 봐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