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Eliot 이 '황무지'라는 시에서 그랬지,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겨우내 잠들어 있던 생명을 다시 일깨워 꽃 피우게 하는 엄청난 힘을 지닌 계절, 봄.
피어난 꽃들은 아름답지만,
물오른 나무들은 싱싱하지만,
그것은 엄마가 잠자는 아이를 흔들어 깨우는 정도의 흔듦이 아닌,
아마도 온 몸이 뒤집히는 듯한 몸부림을 겪고 난 후의 결과들인가보다.

신록을 단순히 미소로 쳐다볼 수 없을 것 같다.
활짝 핀 꽃들을 이제 아름답다는 감탄으로만 즐길 수 없을 것 같다.

여기 저기 흉흉한 소식들.
눈 감고 귀 막은 사람에게도 보여지고 들려지는 소식들.

잔인하게 봄날이 가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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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인생. 2008-05-02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님. 머리에 물을 묻히고 나름 멋을 낸다는 다린이 이야기때문에 한참 웃었어요^^
봄은 또오고 꽃은 피고 또지고 피고~~~ 그러게요 봄날은 단한번도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고 그렇게 떠나가나봐요

hnine 2008-05-02 12:45   좋아요 0 | URL
ㅋㅋ...오늘도 머리에 물 묻히고 학고 갔습니다. 어제는 무릎 찢어진 청바지 버리려고 했다가 저지당했습니다. 그게 자기 스타일인데 왜 버리냐고...ㅋㅋ 아이때문에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