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Eliot 이 '황무지'라는 시에서 그랬지,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겨우내 잠들어 있던 생명을 다시 일깨워 꽃 피우게 하는 엄청난 힘을 지닌 계절, 봄.
피어난 꽃들은 아름답지만,
물오른 나무들은 싱싱하지만,
그것은 엄마가 잠자는 아이를 흔들어 깨우는 정도의 흔듦이 아닌,
아마도 온 몸이 뒤집히는 듯한 몸부림을 겪고 난 후의 결과들인가보다.
신록을 단순히 미소로 쳐다볼 수 없을 것 같다.
활짝 핀 꽃들을 이제 아름답다는 감탄으로만 즐길 수 없을 것 같다.
여기 저기 흉흉한 소식들.
눈 감고 귀 막은 사람에게도 보여지고 들려지는 소식들.
잔인하게 봄날이 가고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