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coming Tide (밀물)을 읽고난 메모
주요 등장 인물 두 사람 Kevin Coulson과 Olive Kitterridge이다.
둘의 관계는 옛 스승과 제자. Kevin은 7학년때 Olive에게서 수학을 배웠다.
이후 고향을 떠나 시카고에서 의대를 졸업하고 뉴욕에서 정신과 의사로 수련을 받고 있다가, 어린 시절 어머니가 자살한 장소로 돌아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메인 주의 크로스비 마을 해변가에 차를 세운다.
Hope was a cancer inside him. He didn't want it; He could not bear these shoots of tender green hope springing up within any longer.
희망에 대한 케빈의 생각을 보여주는 문장이다.
(그의 마음 속에서 희망은 암과 같았다. 그는 희망을 원하지 않았다. 여리고 푸른 희망의 싹이 다시 맘 속에 솟아나오는 걸 더 이상 견딜수 없었다.)
차를 세우고 생각에 빠져있던 중 우연히 올리브 키터리지가 과거 그녀의 학생이었던 그를 발견하고 말을 걸면서 그의 차석에 앉아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게 된다.
케빈과 올리브는 공통된 가족사를 가지고 있었다. 케빈의 어머니가 조울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듯이 올리브의 아버지 역시 올리브가 어릴때 권총으로 자살을 했다는 것을 케빈은 이날 처음 알게 된다. 올리브의 아들은 오랫동안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것도. 해변에 차를 세운 채 그런 얘기, 살아온 얘기를 뜨문뜨문 주고 받다가 헤어지려는 찰나 올리브는 케빈의 어린 시절 친구이면서 이 마을에 살고 있는 여자 Patty Howe가 물에 빠지는 사고가 난 것을 목격하고 급박하게 케빈의 도움을 요청한다.
케빈은 주저없이 바로 바다로 뛰어들어 패티를 구하려고 하는데, 패티가 살려고 필사적으로 애쓰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마음 속에 예상하지 못한 생각이 떠오르는 것을 느끼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난다.
마지막 두 페이지에 걸쳐 물속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안간힘 쓰는 패티와 그녀를 구해내려는 케빈의 필사적인 노력의 장면이 아주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패티가 스스로 물 속에 뛰어들었는지, 정말 사고였는지는 잘 모르겠고 (패티는 몇번의 유산을 경험하며 절망 속에 하루하루를 버텨나가고 있던 중이다.), 물속에서 허우적거리는 패티를 보며 케빈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케빈은 그녀의 팔을 움켜 쥔 손에 힘을 더하며 그녀를 그대로 죽게 두지 않겠다는 것을 패티가 알게 하고 싶었다.
He strengthened his grip on her arm to let her know: He would not let her go.
케빈 자신도 목숨을 스스로 포기하려고 마음 먹기 까지, 절망과 낙담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자기를 누군가 이해해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는 대목이다. 읽으면서 나 자신이 그런 누군가를 이해하지 못한 사람이 되어 보았다가, 반대로, 이해받고 싶어하는 사람이 되어보기도 했다.
이 장 역시 마지막에 긴 여운과 생각의 여지를 남기는구나.
마지막문장에도 케빈의 생각의 전환이 직접적으로 묘사된것은 아니다. 대신 작가는 케빈을 대신해서 이렇게 마무리한다.
Oh, insane, ludicrous, unknowable world! Look how she wanted to live, look how she wanted to hold on.
(아, 미쳐있고, 말도 안되고, 알수 없는 세상이구나. 봐, 그녀가 얼마나 살고 싶어했는지. 그녀가 얼마나 버텨내고 싶어했는지.)
제목 incoming tide, 즉 밀물이란, 삶 속에서 밀려드는 비극, 고난, 어려움, 절망 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그때마다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하는 것일까.
어려서 어머니의 자살을 경험하고, 정신과 의사로서 환자를 대해야 하는 방법에 회의를 품은 케빈은 삶을 계속해나갈 마음을 저버리고, 역시 어려서 아버지가 권총 자살을 하는 경험을 한 올리브는 현재에도 우울증을 앓고 있는 아들을 옆에서 보고 있어야 하는 아픔이 있다. 그리고 계속해서 뱃속의 아이를 잃고 있는 패티의 슬픔.
슬픔은 개인적이지만 삶은 개인의 비극을 배려하지 않고 계속된다.
따뜻하게 보듬어주는 방식은 아니지만 거짓위로보다 정직한 위로, 현실적인 위로를 무심한듯 건네주는 올리브의 방식도 눈여겨 볼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