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별로 의식하지 않고 살다가도, 어쩔 수 없이 나이를 의식하게 되는 때가 있다.

나에겐 너무나 익숙한 것들이, 추억의 그 시절, 그때 그 시절 같은 코너에서 소개될 때이다. 

좋아하는 노래, 좋아하는 영화, 좋아하던 장소등이 그런 코너에서 소개된다.

내가 좋아하는 배우, 음악가, 가수들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는다.

'자연스런 일이지.'

라고 생각은 하면서도 아쉬움과 함께 내가 가지고 있는 나의 기억들을, 내 기억이 더 희미해지기 모아놓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작은 노트에라도.

누구에게 보이기 위해서라기 보다, 쓰면서 즐거울 것을 상상하며.


예전에 엄마에게,

'엄마, 엄마 어릴 때 얘기를 글로 좀 써봐요. 6.25때 피난 가던 얘기, 가교사에서 공부하던 얘기. 나는 엄마에게 자주 들어 알고 있지만 나만 알고 있기엔 아까워요.'

라고 권유하던 때가 있었다.

엄마는 그냥 흘려 들으셨고 나도 계속 권하지는 않았는데, 엄마에게 권하던 것을, 엄마 만큼 할 얘기가 많지는 않겠지만 내가 좀 일찍 시작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아니, 그런 거창한 것 까지도 아니다. 


몇 년 전에 역사박물관에서 주관하는 개인 기록 아카이브를 위해 자서전 쓰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나는 외국에 나가서 공부하고 아이 낳고 키우던, 내 인생에 가장 분주하던 몇 년을 내용으로 썼고, 다른 분들의 글과 함께 비매품 책으로 출판된 적이 있다.


써볼까? 어디에, 어떻게 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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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4-10-30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그런 프로그램이 있군요. 우리나라는 공적인 잇슈에 관심이 많아서 그런지 남의 개인사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참견하는 건 좋아하면서. 그 사자가 그 사자가 아닌데 말이죠.
저도 h님과 같은 생각을 합니다. 기억이 희미해지기 전에. ㅠ 손에 들고 계신 저 책이 h님의 비매품 책? ㅎ
책이 예쁘네요. 읽어보고 싶습니다.^^

hnine 2024-10-30 12:27   좋아요 0 | URL
요즘 개인의 역사를 아카이브 하여 한 시대의 사회사로 묶는 것이 한 트렌드라네요.
역사박물관에서도 그런 취지로 했던 것 같은데 이후로도 계속 되고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스무명 모집해서 최종적으로는 다섯명의 글이 책으로 묶였어요.

한 사람의 일생은 그 자체가 하나의 우주와 같다고, 제가 고등학교 2학년때 교생선생님께서 해주신 말씀이 지금까지 잊혀지지가 않아요. 내가 내 삶을 돌아볼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기록해보는 것 밖에 떠오르지가 않더라고요. 한번 해보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