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 소나타

 

 

아이들 어릴 적
저 빽빽거리는 아이들 어느 세월에 다 자라
한가한 내 시간 가져볼까 번민했지만
지금 생각하니
아이들 내 품에 고물고물 자랐던 그때가
그래도 내 삶에서 가장 행복했네

아이들 어느 틈에 다 자라 뿔뿔이 흩어지고
이제 싸우기에도 지친 다 늙은 남편과
빈 집에 단둘이만 살아가네

지난날 내가 그렇게 갈망하였던
시간은 유유히 흘러넘치고 또 흘러넘쳐도
흐릿한 눈, 책은 잘 보이지도 않고
몸은 쑤시고
마음은 낡아
시조차 쓰고 싶지 않네

아무 일도 하지 못하는 텅텅 빈 내 자신과
통째로 남아도는 텅텅 빈 시간을
무엇인가 가득가득 채워넣기 위해
젊어서는 차마 시간이 아까워 잘 듣지 못했던
이제 진종일 반복해서 듣는 <열정 소나타>
들으면 젊을 적 내 뜨거운 열정 아프게 되살아나는

빈 마음에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열정 소나타>
빈 시간에 우박처럼 쏟아지는 <열정 소나타>

-- 양 정 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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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7-09-24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 슬프기도 한 시네요. 잘 읽었어요. 추석 잘 보내세요. ^^

hnine 2007-09-24 23:08   좋아요 0 | URL
그렇지요 야클님? 현재를 사는 것, 중요한 것 같아요. 지금 아니면 안되는 일들이 있잖아요.
달보고 소원 빌으셨는지요? ^ ^ 즐거운 추석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