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의 동물대탐험 1 : 비글호의 푸른 유령 - 동물들의 숨바꼭질 '의태' 최재천의 동물대탐험 1
최재천 기획, 박현미 그림, 황혜영 글, 안선영 해설 / 다산어린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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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교수라는 이름이 먼저 들어왔을 수 있지만 이 책의 저자는 황혜영이라는 분이다. 최재천 교수가 기획을 했고, 박현미 그림, 안선영 해설. 2022년에 나와 보름만에 2쇄를 찍었고 내 눈에 뜨인 것은 몇주 전이었다. 잘 만들어졌던 아니던, 내 손으로 구입해서 읽어봐야 했다. 

우선 이 책의 등장인물을 보자면 최재천 박사 자신을 대신하는 개미박사가 나온다. 그리고 또 한명의 박사가 나오는데 이것은 사람이라기보다 인공 지능체인 다윈박사이다. 200년 전에 살았던, 진화론의 그 찰스 다윈의 인격과 지식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그리고 이 세상 어떤 에너지보다 강한 추진력에 해당하는 힘. 바로 "호기심". 호기심 천국인 어린이들 네 명이 나온다. 호야, 와니, 미리, 아라. 

만화책은 아니고, 그림이 충분히 많이 들어가 있는 생물학 모험 동화이다. 

자연과학은, 특히 생물학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자신이 생물이며 다른 생물과 알게 모르게 얽히고 설켜 살고 있으며 이렇게 읽고 먹고 잠자고 숨쉬는 모든 행위가 생물학적 현상이기 때문에, 당연하게 일어나는 일들이 어느 순간엔가 궁금해지고 의문을 가지게 되는 것은 어른이든 아이든 자연스럽게 일어날만한 현상이다. 그런데 생물학을 지식으로서, 상식으로서 읽고 이해하고 암기하려고 하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그렇다고 자연 속으로 뛰어들어 그 속에서 호기심을 가지도록 하거나 매번 직접 실험을 통해서 생물학적 이해를 돕도록 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법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라도 생물학이 얼마나 재미있고 놀라웁고 정교한지, 동화책 처럼 읽으면서 마음에 스며들수 있도록 하자는게 기획자의 의도가 아니었을까 십분 이해가 되는 책이다.

이런 의도를 전달하기에 가장 좋은 주제로 '의태'라는 현상을 1권의 주제로 뽑았다.

의태란 한마디로 흉내내는 것이다. 이유는 한가지, 살아남기 위해서이다. 살아남는데 유리한 방법으로서 택한 전략중 한가지 의태는 자연 현상에서도 볼 수 있지만 이 책의 도입부에서 아이들이 괴물체로 오해하고 놀라는 장면 역시 의태에 대해 암시하는 역할을 한다.












나뭇가지 흉내를 내는 자벌레






리돕스는 다른 생물을 흉내내는 것이 아니라 무생물인 돌을 흉내내고 있다.



인공 지능 인격체로 찰스 다윈을 등장시킨 것, 비글호의 모양을 굳이 단풍나무 씨앗 형태를 흉내내어 만든 것 (단풍나무 씨앗이 괜히 날개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 비글호를 타고 탐사 여행을 하는 동안의 기발한 식단 등은 기존의 상투적 학습동화의 틀을 넘는 재미를 주고 책의 말미에 그것들이 재미를 위해서만 도입된 것이 아니라는 팩트 체크까지 덧붙인 것은 정말 마음에 들었다. 특히 제로 웨이스트 시스템을 어떻게, 왜 적용시키는지 바로 실생활에서 실천해나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읽는 아이들은 우리도 바로 할 수 있겠다는 것을 은근히 느끼게 될 것이다. 







책 속에는 이런 카드가 삽입되어 있었다. 멸종 위기 동물들이 그려져있는 카드인데 오른쪽 위에 보면 주사위와 가위 바위 보 표시가 있어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오락 요소까지, 다 갖추느라 애 쓴 흔적이 역력하다.







책 속 어디에도 의태에 대해 배워보자 라고 말하는 대목 없고, 생물학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하는 부분 없다. 책 속에서 아이들은 궁금한 것을 찾아 나설뿐이고 개미박사, 그리고 인공 지능 다윈 박사가 동원되어 함께 탐사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일 뿐이다. 궁금한 걸 알아야겠으니까.



2권은 이미 사놓았고, 앞으로 계속 나올 시리즈도 기대 잔뜩 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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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05-18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엇. 저 이 책 읽어볼래요. 읽고 초등학생 조카에게 줘야겠어요!!

hnine 2023-05-18 19:10   좋아요 0 | URL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도 없고 조카도 없는 제가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