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인 것 사계절 아동문고 48
야마나카 히사시 지음, 고바야시 요시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사계절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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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인공 히데카즈는 초등학교 6학년.  대학생, 고등학생 형이 하나씩 있고, 중학생 누나, 두살 아래 여동생이 있다. 그리고 잔소리꾼 엄마와 엄마말에 무조건 예스맨 아빠로 이루어진 가족 구성이다. 어디 하나 특출날 것도 없는 히데카즈는 엄마로부터 늘 못났다는 소리를 듣는 구박덩어리. 엄마한테 야단맞는 도중 무심결에 집을 나가버리겠다고 하고, 엄마는 나갈테면 나가라고 하며 다른 형제들에게도 히데카즈가 가출을 할 예정이라고 비웃듯이 알려준다. 쓸쓸해진 히데카즈는 정말로 목적지도 따로 없이 가출을 하고, 무작정 들어간 나츠요라는 동갑내기 여자애와 할아버지가 사는 어느 집에 신세지며 한동안 얹혀 지낸다. 짧지 않은 시간을 그 집에서 지내다가 큰맘 먹고 다시 들어간 집에서 엄마가 오랜만에 찾아들어온 히데카즈를 맞는 방식은, "너 누구니?, 뉘 집 자식인지 모르겠다만 멋대로 남의 집에 들어오지 말아 줘!" 엄마가 어떻게 받아줄까 안그래도 두근두근하며 들어선 히데카즈의 마음이 어땠을지 상상이 된다.

이 책은 물론 히데카즈의 입장에서 쓰여진 글이지만, 정작 문제가 있는 것은 히데카즈의 엄마라는 생각이 든다. 히데카즈는 평범한, 그저 보통의 소년일뿐. 그리 풍족치 않은 살림에 다섯 남매를 뒷바라지 하는 엄마는 늘 신경이 곤두서 있다. "다 너를 위해서 한 일이야." "네가 어떻게 엄마인 내게 이럴 수 있어!" 라는 히데카즈의 엄마의 말은 이 가정의 문제점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보여주는 말이다. 엄마의 스스로 희생이라 생각하는 그 일방적인 희생을 식구들 아무도 희생으로 알아주지 않는 엄마의 인생, 또 그러한 불만이 가슴속에 늘 큰 덩어리로 존재하는 엄마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모든 비난과 구박을 받아내야하는 자식들. 누가 잘했다 잘못했다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끝까지 엄마의 이해를 포기하지 않고, 나는 엄마의 아들임을, 그리고 나는 나라는 것도 알려주겠다는 히데카즈의 용기에서 그래도 이 가정의 희망을 본다.

일본에서는 꽤 오래전에 나온 책인 것 같은데, 지금 읽으면서도 전혀 시대 흐름을 못느끼겠는 것은 또 무엇을 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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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7-15 0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대의 흐름이 느껴지지 않는 책이 좋은 책인 것 같아요. ^^

hnine 2007-07-15 13:18   좋아요 0 | URL
혜경님, 글쎄 이 책이 1969년에 처음 나온 책이지 뭐에요. 이 정도까지 오래된 책일줄 몰랐어요. 그러니까, 혜경님이랑 제가 몇살때인거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