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보, 내 인생 반올림 2
미카엘 올리비에 지음, 송영미 그림, 조현실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0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제 비만은 외모를 중요시하는 여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며, 성장이 끝난 성인이 되어서야 신경쓰기 시작하는 문제도 아닌 시대가 되었다. 이 책은 이제 열여섯 살이 된 남자 아이 벵자멩의 이야기이다. 먹는 것에 관련된 것은 무엇이든 좋아하는 벵자멩은 장래 희망도 요리사가 되어 자기만의 근사하고 고급스런 레스토랑을 갖는 것. 맛 있는 케이크를 직접 만들고 기쁨과 만족을 느낀다. 문제는 학교에서 실시한 간강진단에서 비만이라는 판정을 받고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경고를 듣고서부터이다. 전문가들과의 상담, 다이어트 과정에 들어가면서 인생의 큰 즐거움을 박탈당한 것 같은 기분으로 안간힘을 쓰는 와중에 같은 반의 여자 친구 클레르에게 빠져 들면서 다이어트 전선은 클레르와의 관계의 진행 상황에 바로 영향을 받게 된다. 구름 위를 걷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가, 자포자기의 심정이 되어 제어할 수 없는 식욕으로 해소하게 되어 100kg 체중을 눈 앞에 두기까지.
벵자멩과 상담을 해주던 한 심리학자가, 지금의 시기가 말할 수 없이 심각하게 여겨지겠지만 시간이 지나 다시 돌이켜보게 되면 오히려 즐거운 추억이 될 수도 있을 거라는 어줍잖은 조언을 하자 그에 대한 벵자멩의 대답은,
"마흔 여섯 살, 선생님께는 유년기, 사춘기, 그 시절들이 모두 지금의 선생님 나이로 오는 과정에 지나지 않겠군요...또 전 열여섯 살 밖에 안 됐으니 어른이 되어 가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아가야 할 거고요.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심각할 게 없다고 생각하면서! 아니죠 전 열여섯 살인 지금 현재를 살아가고 있어요! (...) 그건 추억이 아니고, 제 현실이에요! 선생님의 진짜 삶은 현재의 선생님 나이겠지요, 성년기 말이에요! 제게 있어서 진짜 삶은, 지금이에요..." (146쪽)

지나고 보면 다 아무것도 아닐 일로 심각해하지 말라는 충고를 우리는 무심결에 종종 하게 된다. 이제부터는 무심결에 던질 말은 아닌 것 같다. 결국 벵자멩은 이혼한 아빠의 새로운 여자 친구인 소피에게 우연히 클레르와의 사연을 털어 놓으면서 그녀의 따끔한 충고에 마음을 잡게 된다.

청소년기에 겪는 외모에 대한 고민은 제목에서 처럼 자신의 인생 전체를 결정짓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하기 쉽다. 남자 아이 역시 여자 아이와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수 있었으며, 책의 후반으로 가면서 체중 자체보다는 이성 문제가 더 심각한 고민으로 부각되다가, 여자친구와의 관계가 새로 정립되자 다이어트에도 다시 착수 하게 되는 것으로 끝난다. '의사들은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을 빼는 유일한 비결은 바로 사랑을 하는 건데.....' 이 책의 맨 마지막의 벵자멩의 독백이다. 사랑과 비만은 별개의 문제가 아니었던 것.
비만으로 고민하는 가족이 있다면 사랑을 듬뿍 주자. 사랑에 배고파 비만이 되는 일은 없도록.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프루스트 클럽' 등이 나온 바람의 아이들 출판사의 반올림 시리즈 중 한 권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07-07-13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다이어트를 하려면 사랑을 하라니

솔로는 결국 다이어트도 맘대로 못하는 OTL...

hnine 2007-07-13 10:52   좋아요 0 | URL
사랑을 하면 다이어트가 절로 된다나, 어쩐다나...그러네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