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인생은 애매해도 빵은 맛있으니까 - 당신에게 건네는 달콤한 위로 한 조각
라비니야 지음 / 애플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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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라면 "제가 빵순이거든요." 라고 굳이 자신을 표현할 때 언급할 필요 없다. 내가 알기론 대부분의 여자가 빵순이이기 때문이다. 나도 역시 밥보다 빵을 좋아하는 사람이었고 3년 반 동안 끼니로서 밥이 아니라 빵을 먹으며 살면서도 거의 밥을 그리워하지 않고 무난히 그 시기를 지냈던 과거를 가지고 있다.

이렇다보니 나를 포함하여 빵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빵에 대해서 할 말도 많을 것이다. 삶의 어느 순간을 지나면서 빵과 비유하고 싶을 때가 많았을 것이고 빵을 직접 만들어 보기도 한 사람은 할 말이 더 많을 것이다. 밥보다 만드는 과정이 길고 복잡하고 정확해야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브런치 작가로 시작하여 지금까지 필명 라비니야라는 이름으로 세 권의 책을 내었고 이 책은 순서상 그 두번째 책이다. 아마도 저자는 빵 만큼이나 글쓰기도 좋아하는 사람일 것이다. 그리고 한 때 일러스트레이터를 꿈꿀 정도의 그림 실력까지 가지고 있으니 어쩌면 브런치 작가로서의 데뷰는 안성맞춤 기회였을 것이다. '당신에게 건네는 달콤한 위로 한 조각'이라는 표지 소개문장이 적격이다. 달콤한 위로의 목적으로 읽기에 부족함이 없다. 글도 매끄럽고 그림까지 삽입되어 있어 지루할 틈도 없다. 빵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공감 100%, 나도 모르는 미소를 지으며 페이지를 넘겨갈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구입하며 기대했던 것은 아마도 공감 그 이상이었나보다. 내가 느껴보지 못한 저자 만의 발견, 생각, 주관 등을 들어보고 싶었나보다. 재미있게 후다닥 넘어가는 페이지였지만 잠시 읽기를 멈추고 머무르며 생각해보게 하는 페이지는 없었다는 것이 아쉽다. 달콤한 위로 한 조각이라는 소개글은 과장이 아니다. 나도 빵으로서 소감을 표현해보자면, 기존에 나와 있는 빵의 맛과 풍미에는 뒤지지 않으나, 아직 저자만의 빵을 만들지는 못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랄까. 



행복감을 느끼는 순간이 언제냐는 질문을 들었을때 자신만의 구체적인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행복에 가까운 삶을 사는 사람들일 것이라고 확신한다. 

자신의 삶을 긍정하게 만들거나 활력을 주는 구체적인 대상과 행위를 만들어 두는 건, 마음을 돌보는 지혜로운 방법이다. 나의 감정을 잘 보듬어 가기 위해서는 먼저 내 안에서 걸어 나와 주변을 둘러보고 생기를 건넬 수 있는 만족스러운 일들을 시도해 보는게 중요하다.

우울할 때 내게 '빵'은 위로와 즐거움이 되었다. 이 글을 읽는 이들도 자신의 취향과 관심에 맞춰 난 이게 있으면 그래도 힘이 난다고 말할 수 있는 것들을 소중한 보물처럼 하나씩 지녔으면 좋겠다. 나의 이야기를 하나씩 추려서 맛있게 반죽하고 만들어 낸 이 책이 어떤 이의 마음에 쏙 드는 훌륭한 맛이기를 바란다. ( 책 서문 중에서 )



언젠가는 저자만의 레서피로, 저자만의 고유한 빵을 만들고 소개할 날이 오리라고 응원을 보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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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2-09-21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보니 오늘 아침에 저, 토스트를 먹었어요. 빵순이는 아니지만 간편해서 애용해요. 식빵을 구워 계란 후라이와 치즈를 올리고 뜨거운 커피를 탔죠.
˝행복감을 느끼는 순간이 언제냐는 질문˝이라면 저는 딱 나올 것 같아요. 책을 들고 있을 때, 노트북으로 글을 쓸 때, 커피 마실 때, 그리고 넷플릭스로 관심 가는 영화를 찾아볼 때, 가을이 느껴지는 저녁 산책...
그런데 하기 싫은 일도 많답니다. 오이 소박이를 담그려고 오이를 잔뜩 사 다 놓고 아직도 하지 않고 있다는... 언제 할지 모른다는...ㅋㅋ

hnine 2022-09-22 15:25   좋아요 1 | URL
행복감을 느끼는 순간...저는 아프다가 나았을때요. 그게 아무리 단순히 체하거나 감기거나 두통이었더라도 아픔에서 벗어났을때 행복감을 느껴요.
저 며칠 전에 오이소박이 담그었는데 지금 너무 맛있게 잘 먹고 있어요. 어서 담그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