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를 잡자 - 제4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푸른도서관 18
임태희 지음 / 푸른책들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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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가 상징하는 것, 마음 속의 걸림돌.

나의 모든 생각을 따라 다닌다. 나의 모든 행동을 따라 다닌다.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막고 나서니 직접 몸으로 헤쳐내지 않으면 안된다.

주홍의 담임 여교사에게 쥐는 교실의 사물함에서 갉아먹는 소리로 그 존재를 드러냈고, 주홍의 엄마에게는 냉장고 속에 잠복해있어 냉장고 문을 열지도 못하게 하는 두려움의 대상, 주홍에게 쥐는 몸속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미지의 대상이었다. 그 쥐는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존재였으며, 그렇기 때문에 잡아야 하기도 하고 그냥 두기도 하는 존재.

그럼 쥐는 어디로부터 왔는가. 세상의 이목으로부터 오고, 나의 편견으로부터 오고, 또 과거의 상처가 현재의 경험에 오버랩 되면서 온다.

그 쥐를 잡자고? 어떻게 잡는가. 잡을 수는 있는 것인가. 잡았다고 생각하면 되는 것인가. 어디선가 죽은 척 하고 있다가 보란듯이 다시 그 존재를 드러내는 것은 아닐까.

마음 속의 걸림돌, 쥐.

그래, 잡아야지. 쥐에게 잡힐 것이 아니라 잡아야 한다.

나의 자유로운 사고를 막아서는 그 '쥐'는 지금 어떤 구석에서 잠복해 있는가.

너를 응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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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7-06-30 0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론의 한 대목같네요

hnine 2009-12-09 15:27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님, 정말 감사하게 잘 읽었습니다. 후기를 읽어보니 작가가 많이 고생하면서 쓴 책이네요. 이 작가의 다른 책도 한번 읽어봐야겠어요.
아주 예전의 십대를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들 하면 '얄개전', '내이름은 마야', '억만이' 이런 것들이 떠오르는데, 이런 소설들은 내용이 매우 유쾌하고 풋풋했거든요. 지금의 성장소설이 대부분 아픈 상처와 고통스런 현재를 그리고 있는 것을 보면 역시 세상이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하늘바람님 주소를 보니, 제가 예전에 잘 다니던 관악산, 또 엄마랑 다니던 절 '관음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사시지 않나 싶네요.
더운 날씨, 태은이 잘 견디고 있는지...

하늘바람 2007-07-07 0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바로 그곳에 살아요. 작년초에는 정말 관음사랑 가까웠는데 지금은 조금 멀어졌어요. 그래도 걸어갈 수 있는 거리니 먼건 아니지요. 태은이 낳으러 입원하루 전에도 관음사 가서 탑돌이를 했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