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 Successful Harvard Law School Application Essays, 2nd Edition: With Analysis by the Staff of the Harvard Crimson (Paperback, 2, Second Edition)
Harvard Crimson / Griffin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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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로스쿨 지원을 위해 쓴 자기 소개 에세이 (Personal statement) 55편과 그에 대한 심사평 모음집이다.

심사를 담당한 사람들은 하버드 대학 일간지인 The Harvard Crimpson의 Staff 들이다.

로스쿨 지원자들이기 때문에 대학은 이미 졸업을 하였거나 졸업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이고, 그래서인지 대학 지원을 목적으로 쓰는 Personal Statement보다 더 다듬어지고 구체적인 내용의 에세이였다.

 

지원자 에세이가 지원자의 이름 아래 약 두 페이지 분량으로 실려있고 바로 이어 한 페이지 정도로 심사관의 분석 평가문이 Analysis 라는 제목으로 뒤따르는 구성이다.

예상은 했었지만 읽는 내내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내가 생각하고 있던 자기 소개서는 없었다. 어떤 글은 한편의 소설 같았고, 어떤 글은 영화의 한 장면 처럼 생생하게 시작하여 진행도 영화같이 흘러갔다. 하지만 어떻게 시작하고 어떻게 진행하든 모든 에세이의 결말은 하나였다. 내가 여기 (하버드 로스쿨)에 지원하고자 하는 이유를 분명히 하고 맺는 것. 또한 시작을 끝과 연결시키는 것.

 

그런데 정작 55편을 차례로 읽어나갈수록 감탄은 지원자의 에세이보다 심사관의 분석글로 더해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충실하고 정성스런 조언의 글이 있을까. 네 글이 어디가 잘되고 어디가 잘못되었다고, 지적을 위한 지적이 아닌, 그야말로 건설적인 조언이란 이런 것이라고 보여주는 평가글이었다. 이런 에세이에 꼭 필요한 사항들이 무엇인지 상기시키면서 그런 면에서 이점은 아쉬웠고 이점은 너무 지나쳤다라고, 아주 구체적으로 분석해놓았다. 평가문, 심사평이라기보다 글 읽은 소감이라고 해야하나. 그러기엔 촌철살인의 대목이 많기는 하다.

몇가지 기억해둘만한 조언이 담긴 문장들을 옮겨본다.

1. Use your personal statement to say what the rest of your application cannot. (36쪽)

 (너의 자기소개글이 네 지원서의 다른 서류들이 말하지 못하는 것들을 말할 수 있게 이용해라.)

2. For applicants struggling to communicate their reason for applying to Harvard Law School, an anecdote may be the answer. Instead of talking about yourself, let the story speak of you. (45쪽)

(하버드 로스쿨에 지원하는 이유를 전달시키려고 애쓰는 지원자들에게 있어 하나의 일화를 보여주는 것은 그 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때 너에 대해 얘기하려 하지 말고, 그 이야기가 너에 대해 이야기하게 하라.)

3. It can be difficult to portray confidence without coming off as fake. (48쪽)

(가식으로 끝나지 않으면서 자신감을 표현하기란 어려울 수 있다.) - 지원자가 이런 위험을 피해서 잘 썼다고 칭찬하는 대목

4. Without simply presenting a laundry list of accolades. (96쪽)

(자화자찬 목록으로 도배하지 말것이며,)

 

제일 자주 언급되는 조언은 resume (이력서)에 있는 사항들을 굳이 Personal Statement 에 반복할 필요없다는 것이다. 그러는대신, resume에 드러낼 수 없는 것들을 보여주는데 사용하라고 한다.

에세이의 형식이나 구성에 대해서는 매우 관대한 대신 하나의 단어나 문구의 정확도에 대한 지적은 날카로왔다.

예를 들어 한 지원자가 자기가 법학에 끌리는 이유를 쓰면서 It celebrates difference making. 이라고 했기에 나는 멋진 표현이라고 밑줄까지 치고 넘어갔는데 바로 다음에 심사관은 이 부분을 언급하면서 difference making 같은 nebulous concepts (막연한 개념) 은 좀더 분명하게 설명하는 것이 좋았을 것이라고 써놓았다. 어떤 형식, 어떤 내용을 전달하더라도 글의 목적과 읽는 대상을 잊으면 안된다는 일침이다.

 

목적상 내용이 분명하고 잘 다듬어진 글이기 때문에 생각보다 읽기 어렵지 않다.

내가 당장 자기소개서를 쓸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하버드 로스쿨은 더구나 아니다. 그럼에도 글쓰기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보너스로서, 요즘 자주 쓰는 어휘나 표현도 감을 잡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글쓰기란 논리가 작용해야하는 과정임은 새삼 말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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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03-04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자기소개서를 쓴다면 재밌는 에피소드를 넣어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 주겠어요. 에피소드에 제 성격이나 취향, 가치관이 다 나오면 좋겠죠. (2번의 글 - 이때 너에 대해 얘기하려 하지 말고, 그 이야기가 너에 대해 이야기하게 하라.)가
제가 말하는 글에 해당할 것 같네요.

자기 자랑을 하지 말고 오히려 단점을 말해서 솔직함을 어필하고 그 단점을 장점화시키는 것도 중요할 듯해요.
예를 들면, - 저는 성격이 급한 게 단점이라 고치려고 노력합니다만 잘 고쳐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성격이 급해서 제게 맡겨진 일은 마감하기 전날에 미리 제출하는 터라 이럴 땐 단점이 장점이 되기도 합니다. 뭐 이런 식으로요... ㅋ

분석적인 글은 읽기에 매력적인 글이고 좋은 공부가 될 것 같아요.
그런데 가장 효과 좋은 건 자기의 글을 직접 분석 받는 것일 테지요. 자신의 글에서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이 고칠 점인가를
아는 게 관건이니까요.
자기소개서에 관한 글을 읽으니 그걸 쓰던 옛 시간이 떠오릅니다. 어떻게 써야 좋은지 몰라 헤맸답니다. 아마 지금 쓴다고 해도 또 헤맬 것 같습니다만...



hnine 2020-03-05 10:19   좋아요 1 | URL
이 책에서 에피소드는 거의 다 들어가더라고요. 에피소드 외에 과거 자기의 경력의 한 부분을 말하고 그 경력과 연결지어 로스쿨 진학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제시하기도 하고요. 그런 경우엔 에디터들이 꼭 집고 넘어가요. 전형적인 에피소드나 이력서만 봐도 충분한 경력에 대해 중언부언 하느라고 아까운 지면 소비하지 말라고요.
미국의 대학 지원서처럼 로스쿨의 경우에도 내가 그 학교에 들어가야 하는 이유만으로 충분하지 않고 좀 좋은 학교들은 내가 그 학교를 들어가면 이런 식으로 그 학교를 빛낼 수 있는 역량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를 원하지요. 그러니 날 꼭 뽑아달라, 그런 주장을 할 줄 아는 사람을 원하니까요 ^^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며 놀란 것은 사람마다 인용한 에피소드가 어쩌면 그렇게 다양한지 55편을 읽으면서 지루한 글 거의 없고, 이 사람에게는 정말 로스쿨 진학이 절실하겠구나 하는 것을 읽는 사람 마음까지 전달시키게 쓰는 능력이 대단했어요.
읽으면서 저도 잠깐 생각 안해볼수 없었어요. 제가 만약 지금 자기 소개서를 쓴다면 어떤 식으로 쓸까. 그런데 판에 박힌 내용밖에 떠오르지 않더라고요. 읽는 사람 지루할게 뻔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