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Drums, Girls, and Dangerous Pie (Paperback)
Jordan Sonnenblick / Scholastic Paperbacks / 2014년 4월
평점 :
8학년 열세살 남자아이 Steven에게는 이제 다섯살된 유치원생 남동생이 있다. 이름은 Jeffrey.
Jeffrey에게 형 Steven은 거의 우상이지만 Steven에게 동생 Jeffrey는 챙겨줘야할것만 많고 이 핑계 저 핑계 대어 쫓아버리지 않으면 계속 따라다니려고 하는 귀찮은 존재일 뿐이다. Steven은 이 세상에서 제일 끔찍한 일은 남동생을 가지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Steven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일은 드럼을 치는 일이다. 제일 좋아하고 제일 잘 하고 싶어하기에 아침 일찍 식구들이 일어나기 전 지하실에 내려가 드럼 연습을 하던 어느날, 그 이른 시간 거기까지 쫓아와 아침 식사로 오트밀을 만들어달라고 조르는 동생 Jeffrey.
귀찮아하면서도 Steven은 다른 식구들을 깨우지 않게 하려고 Jeffrey를 부엌으로 데려와 식탁의자에 앉혀 기다리게 하고 오트밀을 만들던중 Jeffrey가 식탁의자에서 떨어지는 사고가 일어난다. 사실 이것은 이후로 밝혀지는 일에 비하면 사고 축에도 못끼는 일이다. 상처 치료차 병원에 갔다가 Jeffrey에게 급성백혈병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이후로 Steven 가족이 겪어야 했던 일련의 과정들은 Jeffrey는 물론이고 Steven에게, 가족 모두에게, 지울 수 없는 충격을 안긴다. 이제 열세살 Steven은 이런 엄청난 일을 어떻게 대처해나가는지. 그리고 결코 희망적이지 않은 병과 싸우는 어린 아들을 데리고 병원을 왔다 갔다 하느라 직장마저 제대로 다닐 수 없게 된 부모는.
미국의 교사 출신 작가 Jordan Sonnenblick의 2005년 작.
우울한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막 사춘기에 접어드는 남자 아이가 주인공인 것 답게 기본적으로 복잡하지 않고 명랑한 분위기로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
제목의 Drum, Girls, Dangerous Pie 는 당시 Steven에게 소중하게 생각되던 세가지 대표 아이템이라고 할수 있어 붙인 제목이다. Dangerous pie는 동생 Jeffrey 를 상징하는 것으로 생각되는데 Jeffrey가 네살때 레서피도 없이 혼자서 커피가루, 날달걀, 조개껍질, 베이컨 등을 섞어서 자기 멋대로 파이를 만들던 일에서 유래한 것이다. 이때 Jeffrey가 파이재료를 섞는다고 쓰고 있던 것은 Steven이 아끼고 아끼는 드럼 스틱. 마침 드럼 스틱이 눈에 띄지않아 찾고 있던 Steven은 이것을 보고 분노로 거의 뒤집어진다.
골치덩이 이상 아무것도 아니던 동생의 백혈병 소식으로 가족 모두 겪어야 했던 일은 상상조차 못했던 일이었고, 엄마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어야 했으며 회계원으로서 보통의 가장이었던 아빠에게 병원치료비 부담은 그의 삶을 바꿔놓았다. 동생의 백혈병 치료에 올인하느라 엄마로부터 어떤 보살핌도 받을 수 없게 된 Steven은 학교 수업도, 드럼 연습도, 친구들과의 관계도 큰 변화를 겪는다. 가족 중 한 사람의 투병은 그 사람뿐 아니라 온 가족의 경험이기도 함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래서 가족인 것이니까.
학교에서 Steven에게 닥친 이런 안타까운 소식을 알고 선생님들과 친구들 모두 그를 도우려고 애쓰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읽으면서 울뻔했던 대목은 마지막 두 페이지. 그동안도 재미있게 글을 써나갔지만 마지막 마무리는 작가가 앞부분보다 다섯배는 더 잘 썼다고 생각된다.
It's funny. I used to think that having a brother was the worst thing in the world. But now I know that not having him would be worse. (p.273, 마지막 페이지)
알라딘에서 검색되는 이 책의 표지는 위와 같지만 내가 읽은 우리 집에 있는 책 표지는 아래와 같다.

물론 나처럼 어디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이 읽어도 재미있을테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