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일주일에 한번씩 가는 화실에 데려다 주고 집에 돌아와 오늘 저녁 메뉴를 생각하고 있던 중, 어디서 아이 우는 소리가 들린다. 대부분의 아이 우는 소리가 그렇듯이, 서럽게, 애처롭게 울어댄다. 어떤 아이일까, 왜 우는 것일까, 주방 창문으로 내어다 봐도 안 보인다. 식탁 의자까지 끌어다놓고 올라가서 내다 본다. 대여섯 살 쯤 되어보이는 여자 아이가 쪼그리고 앉아 엄마 엄마 하며 울고 있다. 뭔가 속이 상해 앞서 가버린 엄마를 부르는 것인가. 울어도 엄마가 다시 오는 기색이 없어서 그러는지 조금 후 아이는 일어서서 간다 계속 엄마 엄마 하고 울며...

언젠가 페이퍼에도 쓴 적이 있듯이 나는 어디서 아이 울음소리만 나면 거의 반사적으로 하던 일을 멈추고 소리나는 곳이 어딘지 두리번거리게 된다. 세상에서 내가 아는 소리중 가장 마음을 울리는 소리가 바로 아이의 울음소리가 아닐지. 그러면서 심심치 않게 내 아이를 울리는 나란 사람은 참 뭐란 말인가. 서형숙님의 <엄마학교>에서 읽은 구절 중에, 부모가 아이로 인해 눈물을 흘리는 일은 있을지언정, 아이가 부모때문에 눈물을 흘리는 일은 없도록 해야한다고...

조금 아까 울던 아이, 이제는 울음을 그치고 엄마 품에 안겨 있기를. 또 내 아이, 눈물이 아닌 웃음꽃이 늘 얼굴에 가득할 수 있도록, 내 자신 노력하는 엄마이길. 비록 그것이 피눈물 나는 노력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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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7-02-23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애틋해 하는 모습이 전해집니다..전 왜 애들 우는 소리에도 감정이 생기지 않는걸까요.... 요즘 넘 무디어만 가는 제가 밉습니다.
오늘도 화이팅입니다....

hnine 2007-02-23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일에 치여 바쁘시니까요. 사과 다이어트는 성공리에 마치셨나요? ^ ^ 의지의 세실님도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