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청자

 

 

우리 나라를 대표하는 예술품 중 하나인 고려 청자가 만들어지게 된 것은 우리 나라에 차(茶)가 들어온 것과 관련있다.

차가 들어왔다는 것은 단지 마실 것으로서의 차만 들어왔다는 것이 아니라 차 '문화'가 들어오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차를 만들고 마시는 도구가 필요하게 되었고 이러한 수요에 따라 청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처음엔 중국에서 청자 만드는 기법을 따라했지만 점차 중국의 영향보다 고려의 독특한 기법이 쓰이면서 고려 청자의 전성기를 맞게 되었다.

 

 

아래는 국립중앙박물관 3층 청자실 (303호) 에서 찍어온 고려 청자 몇점

 

 

 

 

 

 

 

 

 

 

 

 

 

 

 

 

 

 

 

2. 백자

 

조선을 대표하는 백자는 고려시대부터 이어져 온 제작기술 위에 중국 백자의 영향과 자극을 받아 15세기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만들어졌다.

우아함과 화려함으로 표현되는 청자와 달리 조선의 백자는 단아하고 깨끗한 기품을 지니고 있다. 색과 무늬 대신 풍만한 부피감과 깊이감은 무엇이든 품어줄 것 같은 매력을 지녔다. 화려하고 섬세한 청자를 볼때처럼 "아!" 하는 감탄사는 금방 나오지 않지만 두고 두고 보고 싶게 하는 매력은 백자가 더한 것 같다.

백자에도 여러 종류가 있지만 제일 먼저 떠올리는 것은 역시 달항아리라고 부르는 '백자대호'인데 아래 사진은 지난 10월 영국박물관 한국관에서 만난 백자들이다.

 

 

 

 

 

 

 

 

 

 

잘 보면 가운데 배 부분에 가로줄이 보인다. 위 아래 두 부분을 따로 만들어 붙였기 때문이다.

 

달항아리를 더 유명하게 만든 화가는 김환기. '항아리와 시'라는 제목의 아래 그림은 1954년작으로 홍콩 경매에서 39억원에 낙찰되어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기억하기로 나 중학교때 (1979-1981) 미술책에도 나왔던 그림. 그땐 그림은 잘 몰랐고 저 글씨체에 더 눈이 갔었다.

 

 

 

 

 

사실 달항아리 나도 가지고 있는데 (↓),

 

 

 

 

 

높이가 한뼘도 안되는 초미니달항아리 되시겠다 (얼마 전 박물관 기념품 샵에서 구입).

너무 작아서 그런지 달항아리 특유의 풍성함이나 포용감이 좀처럼 느껴지지 않는게 문제 ^^

 

3. 분청사기

 

 

그런데 청자보다, 백자보다, 현대적으로 더 각광받는 도자기가 있으니 바로 분청사기.

고려 말 청자에서 태어나 조선 초 궁에서 백자를 공식적으로 선택하기 전까지 200여년 동안 집중적으로 만들어져 강렬하게 살다간 것이 바로 분청사기이다.

그럼 분청사기는 어떻게 태어나게 되었는가.

고려 말기로 가면 청자의 질이 확연이 떨어지게 되는데, 청자의 태토 (바탕 재료가 되는 흙) 에 불순물이 많이 섞여 색도 나빠지고 표면도 거칠어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여건이 안되니 원래의 청자 수준에 이르는 작품을 재현하기 힘들어지고 이 문제를 보완하고 결점을 가리기 위해서랄까 분장을 하기 위해 흰 흙 (백토) 을 칠하거나  담그거나 덧대는 등 변화를 주어 만들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장회청사기, 줄여서 분청사기이다 (일제 시대 고유섭이 처음 이름 지어줌). 그래서 형태나 문양은 청자에 가깝고 색깔은 청색와 흰색이 섞인 듯한 회백색을 띄고 있다.

청자와 같지 않으니 더 이상 귀족들의 전유물이 아니었고 서민들의 사랑도 받게 된 분청사기는 실용적인 용도로도 만들어졌고 만드는 기법도 청자에 비해 과감하여 제작 방법도 덤벙기법, 귀얄기법, 도장기법등 섬세하기 보다 과감하고 실험적이고 대범하다. 현대적이라고 각광받는 이유이다. 자유로움, 창의성, 변화, 실용성, 수더분함.

 

아래는 국립중앙박물관 3층 분청사기실 (304호)에 소장되어 있는 분청사기 몇점을 찍어 온 것이다.

 

 

 

 

 좌우 대칭쯤은 신경 안씀.

 

 

 

 

흘러내린 유약도 과감하게 그대로 두었다.

 

 현재 서울 신사동 소재 호림박물관 신사분관에서 <자연의 빛깔을 담은 분청-귀얄과 덤벙> 전시가 열리고 있는데, 분청사기의 현대적 미감을 보여주는 전시가 될 것 같아 관심이 간다.

 

그러면서 문득 드는 물음 하나는,

"현대적이라는 것은 과연 무엇을 의미할까?"

 

 

 

 ↑ 호림박물관에 전시 중인 '분청 덤벙문 호'

 

 

 

 

 

 

 

덧붙여 런던에서 찍어온 사진 한장 ↓

 

 

 

영국 박물관 앞에서 본 앤틱샵. 한국 사람이 경영하는 곳인가? 달항아리가 전면에 전시되어 있었다.

(2018.10. 7)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서니데이 2018-12-30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국에서도 달항아리가 인기인 모양이네요.
며칠째 추운 날이 계속되고 있어요.
영국의 겨울도 이만큼 추울까요?
오늘은 달항아리나 분청사기 그런 것보다 날씨가 더 생각나요. 너무 추워서요.
연말의 남은 날들이 이제 아주 조금 남았네요.
따뜻한 저녁시간 보내세요.^^

hnine 2018-12-31 07:45   좋아요 1 | URL
영국의 겨울은 기온은 한국보다 더 낮지 않지만 한국만큼 난방을 세게 안해서 더 춥게 느껴지기도 해요.
하도 춥다고 해서 단단히 입고 나갔다 왔더니 저는 생각만큼 춥진 않더라고요.
추운 날은 달이 더 선명해보이기도 하죠. 다른 미술품들도 그렇겠지만 특별히 눈에 들어오는 때가 있는 것 같아요. 개인차도 있고 시대 상황을 반영하기도 하고, 풍족한 상황에서만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 상황에서 더 마음 속으로 들어오기도 하고요.

서니데이 2018-12-31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새해인사드립니다.
올해도 좋은 글들 감사했습니다.
이제 내일부터 2019년입니다.
가정과 하시는 일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항상 건강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따뜻한 연말, 그리고 좋은 새해 맞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hnine 2019-01-01 07:47   좋아요 1 | URL
2019년 처음으로 알라딘 댓글에 대한 댓글 씁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