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7 - 2부 3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7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동학당 출신인 윤도집의 처 환갑잔치를 명분 삼아 윤도집의 집에서 동학당 지도적 인물들이 모이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동학당도 이미 시천교, 천도교로 나뉘어 규합이 필요한 상태. 이 자리에 뒤늦게 나타난 김환 (구천) 를 대하는 사람들, 특히 윤도집의 태도에서 김환의 신비스럽고도 그림자 같은, 그러나 누구도 함부로 못하는 카리스마를 알 수 있다. 무장투쟁과 교세확장 둘 다 욕심을 내어서는 안될 것임을, 김환은 윤도집에게 경고하는데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 대부분 이미 알고는 있으나 실천은 못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이후 김환은 독립군 자금 유통을 위해 혜관 스님을 만날 목적으로 평사리로 돌아온다. 돌아온다기 보다 잠적해들어온다고 하는 편이 맞겠다. 하지만 혜관과 길이 엇갈려 김환은 강쇠를 데리고 묘향산으로 떠나고, 그것을 안 혜관은 길을 떠나는데 가는 참에 서울에 들러 간도에 가보고 싶어하는 봉순을 데리고 동행한다. 서희가 있고, 길상이 있고, 월선이 있는 간도는 봉순에게 마치 고향같은 기분이 드는 곳이기에 봉순은 마음이 들뜬다.

간도에 다녀온 후 본격적으로 소리를 배우러 전주로 떠나기로 마음 먹은 봉순은 서희의 출산 소식을 들으며 눈물 짓는다. 봉순이 서의돈의 구애를 뿌리치고 가는 서운함으로 눈물짓는 줄 알고 행랑어멈은 위로하지만 봉순은 그때까지도 길상을 마음에서 밀어내지 못하고 있던 것이다. 소리를 배우러 가는 길이라니 앞으로 그 소리에 한을 담을 것이고, 그러면 소리는 좋겠다지만.

한편 광산 투자로 크게 손실을 본 조준구는 평사리 땅의 거지반을 황춘배 노인에게 잡혔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서희는 공노인을 통해 황춘배로부터 그 땅을 다 사들일 생각을 한다.

 

"학문을 잘못하면 병이 들 수도 있을 거요. 자기 자신을 찾다 찾다 보면 좁쌀이 되니까요." (100쪽)

 

"정권을 위해, 혁명을 위해 외세를 업는 자들과 우리는 친구가 아냐. 태평천국도 동학도 외세에 무너졌어. 태평천국이나 동학이 어떤 성질의 것이든 그것은 순전히 순수한 백성들의 힘이었다는 점을 자네, 강일석은 앞으로 곰곰이 생각해보아야 할 게야. 만일 해답을 얻지 못할 시, 자네는 향리로 돌아가야 해." (338쪽)

 

7권을 읽으며 밑줄 그은 두 문장이다. 학문을 잘못하면 병이 들수도 있고, 자신을 찾는데 몰입하다가 좁쌀이 될 수도 있다는 것에서, 책을 읽는 행위도 그렇지 않을까 생각했다. 행동과 실천없이 책 속에 묻히다 보면 사람이 책을 읽고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책이 그만 사람을 먹어버리는 상태가 바로 좁쌀이 되는 상태가 아닐까. 사람은 자기 자신이 좁쌀이 되어 있는지 미처 모르는게 문제이다.

 

외세를 업고 혁명을 도모하기는 순수한 우리 힘으로 도모하기보다 진전은 빠를지 모르나 그 댓가를 치르게 된다.

 

7권을 읽으면서는 대화체가 유난히 많아 마치 방송 대본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서희가 드디어 평사리 자기 땅을 되찾는 일보를 시작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페크pek0501 2018-09-01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이 책을 읽고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책이 그만 사람을 먹어버리는 상태가 바로 좁쌀이 되는 상태가 아닐까. 사람은 자기 자신이 좁쌀이 되어 있는지 미처 모르는게 문제이다.˝
- 명심하겠습니다.

hnine 2018-09-01 20:05   좋아요 1 | URL
아이쿠, 페크님이 명심하실 문장은 아닐것같은데요.
책 읽는 시간 많은 사람에게 책 읽은 만큼 행동이 따르기란 어려운 것 같아서요. 책 읽고 학문하는 것도 좋지만 행동하고 몸소 실천하는 사람을 넘어서진 못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야 그 정도로 책을 많이 읽는 축에도 못끼지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