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어제 다녀온 곳 대청호.
내비게이션에 입력하면 집에서 40여분 밖에 안되게 나오는 곳이고,
이번이 처음 가는 것도 아닌데,
역시 이번에도 결국 목적지에 도착한건 집에서 나온지 2시간만이었던 길치 부부.
벚꽃 만발. 목련 반발.
길가에 가로수로 심어진 나무들과는 풍채가 다르다.
한자리에서 오랫동안 시간을 보내온, 버텨온, 연륜이 느껴져서
그냥 "예쁘다"라는 느낌에서 끝나지 않는다.
사람의 경우에도 오래 살아내고 난 사람에게서 모두 그런 느낌이 풍겨나올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일부러 멋을 부리지 않아도 풍겨나오는 인품, 성품 같은 것 말이다.
가끔 우리는 나무만도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눈맞춤하고.
식당이 즐비한 가운데 눈에 띄는 카페가 있어서 들어갔다.
저 타이프라이터 옛날에 우리집에 있던 건데, 나에게 익숙한 물건들이 이제 일종의 앤틱이 되어, 인테리어 목적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반가움이 급 쓸쓸함으로.
정물화와, 그 모델이 된 정물을 함께 전시해놓은 것이 특이해서 찍어보았다.
생선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아들이 빠진 자리라서 오랜만에 점심으로 "쏘가리 매운탕"을 주문해서 먹었다.
까만 얼룩점이 박힌 물고기 "쏘가리".
이거 조선시대 분청사기에 그려진 물고기 모델이 되기도 했었다고 남편에게 아는 척 하며,
맵다 맵다 하면서도 맛있게 잘 먹다보니,
아들이 대여섯살 되었을때인가, 친정 부모님 모시고 여기 와서 매운탕 먹었던게 생각났다.
매운탕 좋아하셨던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