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데르트바서의 집
제랄딘 엘슈너 지음, 루시 반드벨드 그림, 서희준 옮김 / 계수나무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네모난 침대에서 일어나 눈을 떠 보면 / 네모난 창문으로 보이는 똑같은 풍경... ". 유영석 작사, 작곡의 <네모의 꿈> 이라는 노래가 먼저 떠오른다. 위키에 따르면 이 세계의 모습을 비판하기 보다는 멀리 있는 네모별의 외계인이 지구를 침략하기 전, 지구인들이 네모에 익숙해지라고 텔레파시를 쏘아 네모에 익숙해지게 만드는 배경이었다며, 작곡가 본인이 방송에서 밝혔다고 하지만, 창작자의 의도와는 다르게 해석되어 불리고 있다. 밤톨군의 경우도 초등학교에서 꽤 많이 배우고 불렀던 노래이기도 하다.

최근에 와서야 디자인적으로 훌륭한 건물들이 지어지고는 있다지만, 효율을 중시하던 시기에는 대부분의 건물들이 최대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네모 반듯하게 지어졌다. 그림책 속 공간의 시작도 '크고, 잘 정돈된 회색빛 도시' 였다. 그런데 이 도시에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훈데르트바서의 집
Une maison fantastique
제랄딘 엘슈너 글, 루시 반드벨드 그림
책가방 속 그림책
계수나무

 

책 속 아이는 자신의 눈 앞에서 일어나는 건물들의 변화를 들려준다. 할머니의 가구를 만들던 공장은 커다란 체스판처럼 변하고, 엄마의 꽃집 건너편의 오래된 나무는 이상해보이는 큰 옷을 입더니, 다음에는 벽 사이로 사라진다. 새로 생긴 벽에는 여러가지 그림이 그려지고, 창들이 여러가지 색들로 칠해지며 점차 알록달록해진다. 

 


회색, 검정과 알록달록한 화려한 컬러의 대비가 매우 돋보인다. 회색이 화려하게 물들어가는 과정은 재미있기도 하다. 현실에서도 이런 공간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면 더욱 흥미로워진다. 사실 Une maison fantastique(환상적인 집) 이라는 원제와 달리 번역 제목이 미리 스포하기는 했다. 훈데르트바서(Hundertwasser) 의 이야기라는 것을 말이다. 

 

훈데르트바서(Hundertwasser)


오스트리아 출신의 세계적 거장, 훈데르트바서는 오스트리아의 화가이자 건축가이다. 환경운동가이자 평화주의자로서 사람과 자연의 조화를 꿈꾸고, 뒤집어 생각하고 남다르게 사는 방법을 찾으며 평생 자연 친화적인 삶을 실천하며 살았다.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주제로 한 훈데르트바서의 작품들은 미술사와 건축사에 한 획을 그었고, 정규 건축 수업을 받은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친환경적이고 사람을 배려하는 독특한 디자인의 건축물로 ‘오스트리아의 가우디’로 불린다. 

 

하인버그 원자력발전소 반대 운동에 참여해 공사를 중단시켰고, 이런 환경운동 활동은 뉴질랜드와 미국 워싱턴에서는 '훈데르트바서 환경주간'을, 샌프란시스코는 '훈데르트바서의 날'을 선포하게도 하는 등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훈데르트바서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적 환경을 다섯 개의 피부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첫번째 피부는 사람의 살갗이고 의복, 집, 정체성, 지구가 나머지 부분이다. 자연과 인간의 평화로운 공존이라는 일관된 꿈을 화폭 위에 펼치며 자신이 꿈꾸는 세상을 디자인한 그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자연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작품을 통해 보여준다.

 

 

 

책 속에서도 뒷 부분에 건물의 실제 사진이 큼지막하게 수록되어 있다. 오스트리아에 있는 훈데르트바서 하우스의 분수나 정교한 모자이크 기둥 등의 사진도. 훈데르트바서에 대한 소개와 글 작가와 그림 작가가 들려주는 작품에 관한 이야기도 나온다.

 


 

 '누구나 아름다움에 다가갈 권리가 있고, 우리의 도시에 자연을 가져오고 함께 살아야 하며, 황금 돔은 평범한 주민들을 왕과 여행으로 만든다' 라는 훈데르트바서의 철학을 기리며 헌정하는 그림책을 만들었다는 그림 작가.

책에서 나는 강렬하게 대비되는 나만의 색 - 훈데르트바서의 것과 항상 비슷했던 색깔들-을 사용하여 그림을 그렸다. 나는 살아 움직이는 듯한 오래된 도시의 지붕, 거리와 외벽의 모자이크, 체스판의 체크무늬를 그렸다. <중략>

내가 사용한 나선형 선들은 아이들의 상상에서 나오는 마법의 세계로 들어가는 입구를 상징한다. 

- 루시 반드벨드, 작가의 말 중에서

 

루시 반드벨드 ( Lucie Vandevelde )

프랑스 대학에서 사진과 순수 미술을 공부했고,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 중이다. 상업 광고, 학교와 서점의 환경 꾸미기, 주택 및 주거 환경 꾸미기 프로젝트에도 관여하는 등 그녀의 활동 영역은 넓고 다양하다. 또한 어린이들과 함께하는 다양한 야외 조형물 제작 프로젝트를 수행하기도 했다. 그림책으로는 『조에 서커스단』, 『빅 마마 트롬본』, 『용들의 땅』 등이 있다




다시 책 속으로 가본다. 아이는 완성된 집을 보고 환호한다. 색색의 아름다운 모양은 마치 동화 나라에 온 것 같다고 생각한다. 이런 멋진 변화를 일으킨 사람은 마법사가 분명하다. 그리고 그를 따라 집안 정원으로 들어가보자 '황금색 양파 지붕 아래에서 형형색색의 왕관을 쓰고 행복한 듯 서 있는' 나무를 만난다. 벽 사이로 사라졌던 소중한 나무. 마치 이 새로운 숲의 새로운 왕이 된 것 같다. 

 

화려한 배경에 먼저 시선이 가다보니 나중에서야 알아차린 소소한 부분. 아이들과 태우고 마을을 움직이는 집(심지어 꼬리도 달려있다)은 내내 직선이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그러나 마지막에 훈데르트바서로 보이는 인물과 함께 있는 집은 곡선이 두드러지는 모습으로 바뀐다.  

 


다채로운 색으로 가득한 일러스트 속에는 훈데르트바서의 건축물들이 오마주되어 곳곳에 담겨있다. 여러가지 빛깔의 자갈이 거리를 따라 흐르고, 벽에는 온갖 색들이 빛을 내며, 파도처럼 미끄러지는 선과 모자이크로 그려진 나선이 사방에 감긴다. 그의 나선형 그림들은 '식물적 회화법'이라는 독특한 작업방식으로 그렸다고 한다. ‘시작과 끝이 정해져 있지 않고 끝없이 돌고 도는 나선은 우리의 삶과 가장 많이 닮아 있다’고 말했던 훈데르트바서의 말도 떠오른다. 


나무들도 여기가 집이야.

그러니까 우리가 보살펴 줘야지.

우리 모두 지구에서 함께 사는 주민이니까

- 책 속에서


나무도 지구의 '주민'이라는 그림책 속 메시지에서 훈데르트바서의 '생태 건축' 철학의 메시지를 느껴본다. 그리고 검색을 통해 그림책 속 일러스트와 유사한 실제 건축물을 찾아보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 문득 그 곳들을 방문해 직접 마주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이 그림책을 보기 전에 훈데르트바서를 몰라도 괜찮다. 어떤 이에게는 '환경그림책'으로, 어떤 이에게는 '여행그림책'으로, 또 누군가에게는 '인물그림책' 으로 다가갈 수 있다. 건축을 좋아하는 이에게는 건축물의 모습이 보일 것이고, 화려한 색감의 일러스트에 눈이 갈 수도 있을 것이다. 책을 읽는 아이가 어떤 즐거움을 찾아낼 지 궁금해지지 않는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데칼코마니 미술관 - 동서양 미술사에서 발견한 닮은꼴 명화 이야기
전준엽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동양 그림과 서양 그림의 앙상블이라고 할까. 아이와 미술놀이를 하며 종이에 물감을 짜고 반으로 접어 펼치면 접은 선 사이로 비슷한 모양이 펼쳐졌던 「데칼코마니」 처럼 비슷한 동서양 그림을 방구석에서 찬찬히 감상해본다. 같은 주제의 동서양 명화를 함께 짝지어 비교해보니 더욱 재미있다. 닮은 꼴의 그림을 찾아내는 시선도 신기하고, 각 회화에 대한 여러 방면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그전까지 예술은 묵직한 사상과 이념, 시대의 고민을 담아야 한다는 허망한 세상을 헤매고 있었다. 거기에 나는 없었다. 가치가 있다고 말하는 남의 이야기만 있을 뿐이었다. 여태 바라본 미술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양 미술사에 등장하는 작가들의 작품은 우리 그림과는 차원이 다른 가치를 지녔다는 왜곡된 시각이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우리 작가들의 작품도 서양 미술과 비교해도 결코 밀리지 않는다는 자부심으로 엮어나간 이 책은 같은 주제의 우리 회화와 서양 회화를 작가의 주관적 시각으로 비교해둔 책이다. 일간지에 연재하던 칼럼을 바탕으로 책으로 엮어내었다. '삶', '일상', '예술', '풍경' 이라는 네 가지 큰 주제로 분류하고, 각각 4가지 정도의 작은 주제로 다시 묶은 구성이다. 수록된 작품들은 친숙한 작품들이 많았던 터라 어렵지 않게 읽어갈 수 있었다. 

 


 


많은 주제들이 흥미롭지만 개인적으로 더욱 좋았던 주제들을 꺼내본다. 

 소리가 들리는 그림 

 


 

이 주제에 관해서는 메드바르 뭉크의 <절규> 와 김득신의 <파적도> 를 함께 비교하고 있다. 처음부터 두 그림을 비교하기 보다는 여러 예술에서의 '소리'를 이야기하며 읽는 이를 편안하게 한다. 케니 지의 색소폰 소리에서, 베토벤의 <전원교향곡> 에서 느껴지는 어떤 풍경을 떠올리게 하며 소리를 들을 뿐인데 이미지를 떠올리는 우리의 모습에 먼저 주목하게 한다. 

 

음 자체는 구체적 이미지를 묘사하지 못한다. 태생 자체가 추상인 소리로 음악가들은 어떻게 구체적 이미지를 만들어낼까 음을 배열하고 조합해내는 기술로 가능해진다. 이것을 작곡이라고 하는데 구성의 진수를 보여주는 예술이다. 

음악의 이러한 힘에 관심을 갖고 그림으로 변역해내려는 시도가 있었다. 


-  p141, 소리에서 보이는 세상

 

그리고 음악의 힘을 그림으로 번역해내려는 시도를 한 예술가의 한 명으로 바실리 칸딘스키를 소개한다.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읽다보면 소리가 그림이 되고, 그림에서 소리가 들리는 듯한 일러스트를 자주 만나게 된다. 또한 관련된 예술가들에 대한 이야기도 읽는다. 칸딘스키에 관한 그림책, 「소리를 그리는 마술사 칸딘스키」 나 「소리 나는 물감 상자」 같은 그림책들이 그런 책들이었다. 이번 책 속에서 비슷한 주제의 이야기를 만나니 그 기억들이 떠오르며 더욱 반가웠다. 아무래도 아예 모르는 새로운 것들보다는, 조금이나마 들어본 적이 있는 것이 더욱 가깝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이래서 아이들의 경험에 '배경지식' 이 필요하다고 하는 모양이다. 아이나 어른이나 마찬가지다.

 

사실 칸딘스키의 추상 회화는 나같은 초보자들은 그림을 보고 소리를 느껴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이론은 알지만 곧바로 소리로 다가오려면 시간이 필요한 듯 했다. 나 같은 이들을 위해 그림에서 실제 소리가 들리는 듯한 메드바르 뭉크의 <절규> 와 김득신의 <파적도> 를 보여준 것이다. 뭉크의 그림을 보면 아이와 나는 '우오오~~~' 하는 소리를 함께 낸다. 그리고 그런 식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던 김득신의 그림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니 이제는 고양이와 닭의 소리와 함께 돗자리 짜던 기구가 쓰러지는 '철푸덕' 소리마저 들려오는 듯 하다. 

 

저자는 각 장의 끝에 [Artist's view] 로 본문을 주제에 맞게 다시금 정리한다. 본문에서 상상하며 읽었던 내용을 명확한 표시와 함께 다시금 보다보니 그제야 고개가 끄덕여진다. 

 


 

 생각의 모습 
 

아이와 녀석의 친구들과 해설사와 함께 국립중앙박물관 투어를 한 적이 있다. 당시 교과서에서나 중요하다고 느꼈던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에 대한 해설을 듣고 무지했던 스스로를 부끄러워했었다. 텍스트에서나 읽었던 유물의 의의가 실제로 가깝게 다가왔던 순간이었다. 


'생각' 이라는 키워드에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오귀스트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을 떠올린다. 워낙 많은 창작물에서 패러디되었기에 더욱 친숙하다. 투어 이후 밤톨군의 친구들은 <반가사유상>도 떠올릴까 궁금해졌다. 슬쩍 아이에게 물어보니 '생각하는 불상!!' 이라고 대답하며 떠오른단다.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이나 <생각하는 사람> 모두 인간의 생각을 주제로 한 조각 작품들로 하나는 맑은 생각을, 다른 하나는 고뇌를 담고 있다. 생각이 궁극적으로 다가서려는 지점도 인간의 구원이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그리고 똑같이 종교적 모티브에서 출발하고 있다. 

그런데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이 예술성 높은 조각 작품으로 대접받는 동안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은 불교의 유물정도로나 인식돼 왔다는 점이 안타깝다.

- p71, 예술품 '생각하는 사람' 과 유물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작가의 안타까움에 동의한다. 실제로 내 경우도 그저 교과서적 유물로만 기억하고 있었으므로. 그러나 투어에서 들은 기억과 책 속에서 읽은 예술적인 의의를 더하여 기억하련다. '유려한 곡선으로 강조하는 단순미와 곡선의 리듬감을 강조하는 무릎 아래의 주름' 등. '다시 국립중앙박물관을 가서 더욱 자세히 들여다봐야지..' 라고 생각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명화를 감상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이번에는 동서양의, 정확히는 우리 미술과 서양 미술을 비교하는 이 책을 읽으며 또 한가지의 방법을 배워간다. 같은 것을 보고 다르게 표현한 이유, 예술가들의 삶, 시대, 문화적 맥락이 어떻게 그림에 담겼는지를 조금이나마 느낀다. 코로나로 멀리 나가지는 못해도 '방구석 미술관' 은 언제나 가깝게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넌 중요해 I LOVE 그림책
크리스티안 로빈슨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크리스티안 로빈슨의 그림책을 볼 때마다 눈에 띄는 특징이 있다. ( 참. 동물이 아니라 사람이 주인공인 경우의 그림책에서다. ) 그의 책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다양한 인종과 피부색은 물론이고, 휠체어를 탄 아이, 히잡을 쓴 아이가 있다.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담았다. 안경을 쓰고, 휠체어를 타고, 신념에 맞는 복식을 착용한 사람들을 말이다. 그는 대부분의 책에서 이렇게 삶의 다양성을 반영한다. 

 

넌 중요해
You Matter
크리스티안 로빈슨(Christian Robinson) 글, 그림
보물창고

 

한 아이가 현미경을 들여다보고 있다. 현미경 속에 보이는 작디 작은 세상이다. 너무 작아서 현미경을 통해서만 접근 할 수 있는 세상의 모습을 보여주던 시선은 다른 페이지에서 혜성이나 지구만큼 크게 움직이는 것을 보여준다.

영화의 기법처럼 줌인하여 작은 것을 세밀하게 들여다보다가 페이지를 넘기면 뒤로 물러나 줌 아웃된 장면이 펼쳐지기도 한다. 작은 생명, 큰 생명 모두 저마다의 의미가 있고 소중하다는 메시지를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책 속으로 독자들을 끌어들인다. 모기가 물어뜯어 부어오른 꼬리 때문에 잠시 멈춘 이 공룡은 그 다음 페이지의 상황과 연결되어 웃음을 불러일으킨다. ( 알다시피 공룡의 손(앞발)은 짧고.. 손이 닿지 않는 곳이 꼬리 끝은 가려운데...어떻게 하면 좋으려나! ) 단순하지만 정교하고 미려한 일러스트 속에 숨겨진 유머 요소들을 찾아내는 재미가 솔솔하다. 


 
우주 밖에서 지구를 들여다보는 '여성'.'흑인'.우주인은 손에 사진을 한 장 들고 있다. 페이지를 넘기면 하늘을 보며 우주선을 들고 있는 지구의 한 아이가 보인다. 사진 속 아이다. 이 두 사람만의 또 다른 이야기를 상상해보게 만든다. 어떤 모습이든, 어떤 장소에 있든, 그리고 어떤 상황에 있든 모두 '중요하다' 라는 것을 반복하는 이 책은 페이지마다 또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다. 때로는 이별을, 때로는 그리움을, 때로는 외로움을 담고 있다. 


 
짧은 함축적 문장의 본문은 다양한 삶의 모습을 담는다. '큰 흐름을 따르는 이들'과 '그렇지 않은 이들', '맨 먼저' 가거나 '맨 나중에' 가는 이들. 그 어느 것 하나 빠질 것이 없이 소중하다고 말한다. 지구와 그 너머의 것까지 모두.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이 연결되어 있음을 강조한다. 작가가 헌사에서 말하는 메시지처럼 이 책을 읽는 독자도 함께 '모두 중요하다( You Matter! )' 는 것을 계속 이야기해준다. 아이들이 '너도 그래' 라는 작가의 말에서 더욱 격려받는 느낌을 받게 될 것임은 분명하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초반에 나왔던 '맨 먼저 가기도 하고, 맨 나중에 가기도 해' 란 문장이 다시 반복된다. 그림도 마찬가지다. 한 소년이 어디론가 가는 비행기의 창문 너머로 내려다 본 풍경은 뒷 면지로 연결되며, 뒷 면지는 또 다시 표지로 연결된다. 참 매력적인 짜임새다.

더스트쟈켓(겉싸개)을 벗겨보면 또 다른 표지가 나타난다. ( 이를 두고 커버 아트라고 부르는 이도 있다. ) 낙하산을 가지고 노는 아이들의 모습이 면지에서 줌 아웃되어 보여지는 것으로 연결되면서 모든 사람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 지 보여주는 듯 하다. 생각해보면 작가가 말을 건네는 대상은 책을 읽는 독자일 수도 있고, 자연 속 생물일 수도 있으며, 우주일 수도 있다. 무엇이든 어떻겠는가. 사람 뿐만 아니라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연결되어 있는 것을. 

 

You Matter

넌 중요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또 다른 아이 I LOVE 그림책
크리스티안 로빈슨 지음 / 보물창고 / 2021년 1월
평점 :
절판


2020년 방영했던 「더 킹 : 영원의 군주」 와 「앨리스」 는 '평행세계' 또는 '시간여행' 을 통해 주인공과 닮은 또 다른 인물을 등장시켰다. ( 어른의 드라마라 아이들은 잘 모를 수도 있지만 ). 같은 시대에 살고 있다는 '도플갱어' 이야기도 있다. 이처럼 나와 닮은 다른 누군가가 어디엔가 존재하고 있을까? 란 호기심은 어른이나 아이나 마찬가지다.  



또 다른 아이 

another 

크리스티안 로빈슨 

I LOVE 그림책 

보물창고 


글이 없는 이 그림책은 그림으로 이야기를 엮어나가야 한다. 오히려 아이들이 어른들보다 잘 엮어낸다. 글에 익숙해져버린 어른과 달리 아이들은 그림 속의 힌트를 금방 금방 찾아내기 때문이다. 한 소녀가 자고 있는 침실에 커다란 공간이 생긴다. 빨간 목걸이를 한 고양이가 먼저 눈치를 챈다. 파란색 목걸이의 고양이가 그 공간에서 나온다. 마법으로 열린 포털(Portal) 일까. 다른 공간으로 연결해주는 통로. 곧 소녀도 잠을 깨고 그 공간으로 들어가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곳은 어디일까. 그림책의 공간도 위 아래가 따로 없다. 아이는 그림책을 돌려가며 여러 방향에서 그림을 감상한다. M.C. 에셔의 그림을 떠올리게 하는 공간도 지나며 여러 포털을 지나다 보니 여러 아이들이 모인 공간에 들어선다. 


다양한 모습의 아이들이 한데 모였다. 모인 아이들의 피부색, 복장, 노는 모습들을 보며 또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다. 이 장면은 작가의 평소 생각이 전해져 오는 페이지이기도 하다. 작가의 이전 인터뷰를 옮겨본다. 



I grew up in a very diverse neighbourhood, I grew up in what is known as Korea Town, but it also has a huge Latino population, a huge Korean population, a huge Black American population. So I’ve always seen kids of every colour, shape and size. For me it’s not even a conscious agenda. Literally, this is what the world looks like. Children’s books currently are working to reflect the reality of the demographics of this country, but it’s a slow change.


저는 매우 다양한 동네에서 자랐고, 코리아타운으로 알려진 곳에서 자랐지만, 라틴계 인구가 많고, 한국의 거대한 인구, 흑인 인구가 대거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모든 색상, 모양 및 크기의 아이들을 보았습니다. 나를 위해 그것은 심지어 의식적인 의제 아니다. 말 그대로, 이것은 세상이 어떻게 생겼는지입니다. 어린이 책은 현재 이 나라의 인구 통계의 현실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느린 변화입니다. (구글번역 그대로 옮김)

출처 : https://lookbookreport.com/interview-christian-robinson-8d00d38249b4


소녀는 드디어 '또 다른 나' 를 만났다. 이제 어떤 일이 펼쳐질 지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그림책의 뒷면까지도 에필로그처럼 이야기를 이어 나간다. 소녀가 우주를 관찰하는 이유를 짐작해보게 된다. 그리고 면지가 들려주는 이야기까지도. 




그림책의 겉싸개를 벗기면 또 다른 세계가 나타난다. 제목 속 '아' 글자의 포털 뒤의 세상이 아닐런지. 아이마다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조금씩 다를 것이다. 



글자 없는 그림책의 또 다른 재미다. 오늘의 이야기가 다르고 내일의 이야기가 다를지도 모른다. 분명한 것은 겉싸개, 책날개, 면지 모두가 이야기를 완성하도록 돕는다는 것. 어느 것 하나 빼놓을 수가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레타 툰베리, 세상을 바꾸다 - 2022 우수환경도서 지구를 살리는 그림책 9
가브리엘라 친퀘 지음, 바밀 그림, 이지수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웨덴의 10대 환경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2018년 스웨덴 의회 앞에서 시위를 한 것을 시작으로,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sForFuture)' 해시태그와 관련된 기후관련 등교거부 운동을 이끌기도 한 인물이다. 2019년 유엔 연설에서 "우린 대멸종의 시작점에 서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오로지 돈과 동화 같은 경제 성장 얘기만 하고 계십니다. 어떻게 그러실 수 있습니까?"라고 어른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2019년 타임지의 올해의 인물에 선정되었다. 이 그림책은 그녀에 관한 인물 그림책이다. 


언제나 당당히 맞서세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과정에,

작은 걸음이란 없답니다.


- 책 속에서



그레타 툰베리, 세상을 바꾸다

Greta Change Le monde

가브리엘라 친퀘 글, 바밀 그림

지구를 살리는 그림책

보물창고


'환경보호', '지구온난화' 등에 대하여 어릴 때부터 배우고 자란 우리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전기 사용을 줄이고, 방의 불을 끄고, 물을 아끼고..' 등의 방법들을 대답한다. 그레타도 학교에서 지구 온난화에 대해서 배우며 지구의 심정에 대해 이해해보려한다. 


환경에 대해 배우고, 조사하고 연구하면서 그레타는 모든 걸 바로 잡으려면, '지금 당장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레타는 날마다 조금씩 실천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기로 한다. 책 속에서는 여느 환경 그림책과 마찬가지로 환경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보여준다. 특별한 것은 실제 인물인 그레타가 직접 실천하고 있는 행동들이라는 것. '학교에서 이렇게 중요한 걸 아무리 많이 배워도, 일상에서 실천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야!' 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무엇을 더 하면 좋을 지 끝없이 생각한다. 


그레타는 학교가 아니라 의회로 향한다. '기후를 위한 등교거부' 에 나선 것. 지구를 위해 더 이상의 개발을 멈추고, 모든 걸 바로잡기 위한 시위에 나선다. 아이와 함께 책을 읽다보면 그레타의 실제 시위 장면을 찾아보게 되는 것은 당연한 순서.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함께 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작은 눈송이가 커다란 눈사태로 번지듯'. 이제 매주 금요일, 로마에서 뉴욕, 파리에서 호놀룰루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이 운동에 동참한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사진 출처 : https://www.bbc.com/korean/news-49836981


외치고, 행동하고, 맞서는 작은 힘들이 모여서

비로소 세상을 바꾼답니다.


COVID19 바이러스 때문에, 그 이전에는 미세먼지 때문에 밖에서는 마스크를 당연하게 끼고 다녀야하는 것으로 아는 어린 아이들이 안타까운 요즘. 지금의 어려운 상황은 자연이 우리에게 경고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게 한다. 


이 책은 '지구를 살리는 그림책' 시리즈의 한 권이다. 그동안 자연 속 환경과 생물에 관한 책이 주로 구성되었었는데, 이번에 환경을 위해 노력하는 인물에 대한 인물 그림책도 새롭게 추가되었다. 싱그러운 자연의 모습을 떠올리게 만드는 초록색 면지를 보며 작은 실천을 보탤 수 있는 하루를 아이와 함께 계획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